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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 HO Mar 28. 2024

복희의 키친 <심사평>

30회 대교 눈높이 아동문학 대전 그림책 부문 대상

그림책 < 복희의 키친 - 우주의 맛 > 글 그림 양세호



<복희의 키친 - 우주의 맛 > 작품이 주는 매력


매년 공모전을 통해 작가들의 새로운 작업을 심의할 때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심의를 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지만 절대적으로 이런 것이 좋은 그림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새로운 작품에는 그런 생각들이 사라지곤 합니다. 많은 작품들 중에 새로운 작품이 나오기란 쉽지 않고, 새로운 작품은 당연히 빛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도 몇몇 빛나는 작품들이 등장하였고, 수상 작품은 제한적이기에 작품을 선택하기란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이번 < 복희의 키친 >은 새롭습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은 매우 간단합니다. 이런저런 수사도 없고, 접속사를 통한 이야기의 전개도 없을뿐더러, 그림책의 특징인 간단명료함을 잘 표현하였습니다. 작품은 아이가 아닌 어른들이 작업합니다. 

어른들이 작업을 하다 보면 작가주의에 빠져서 이해하기 힘들게 작업하는 우를 범하기도 하는데, 작가는 아이의 생각과 눈높이로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특히 " 야채들의 우주를 담아 왔어!"에서 "야채들의 우주를 우리의 우주로 요리하자!"라는 이야기의 전환은 매우 아이스럽고 다시 생각하면 어른들은 왜 자기 세계를 만들어 가지 못할까 하는 질문을 던져줍니다. 짧지만 아주 큰 울림이 들었습니다.





'복희의 키친'이라는 곳은 각각의 개별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현실에 입각한 공간이 아니라 자기 세계를 얼마든지 펼칠 수 있는 멋진 공간을 의미합니다. 요리는 그저 아이들의 상상을 도와주는 소스라고 한다면 새로운 세계는 각각의 개별자들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참 좋은 지점은, 그런 상상의 펼침에 매우 미니멀하면서도 그 미니멀함 때문에 많은 상상을 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상을 표현함에 있어서 매우 현실적인 물질보다는 물질의 근간을 이루는 이차원적인 도형을 이용한 것이 매력적입니다.







인간은 삼차원의 물질입니다. 과학적으로 이차원을 표현하려면 표현하는 자는 삼차원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 차원적인 신이 삼차원적인 인간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만큼 자신의 차원보다 높은 차원을 작업하기는 매우 어렵고 불가능합니다. 결국 자신보다 낮은 차원의 작업을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더 높은 차원의 상상으로 이끌어 주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 복희의 키친 >의 그래픽적인 특징이 바로 아이의 표현력인 이차원적인 표현력을 통해서 삼차원을 뛰어넘어 사 차원적인 상상을 만들게 해주는 것입니다.








사차원은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생겨 나는 현상입니다. 물론 의도에 의해서 사차원의 공간과 이미지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 작품을 말하고자 하는 것을 독자에게 상상으로 불어넣어 주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이차원적인 평면 기하학을 삼차원을 넘어 사차원의 상상으로 안내하고 "너의 미지의 꿈을 펼쳐라"라는 메시지는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30회 대교 눈높이 아동문학 대전 그림책 부문 대상 < 눈높이 아동문학대전 심사위원장 >







2. 2025 IBBY <모두를 위한 책> 한국 후보작 응모 결과


모집공고가 나간 지 한 달여 만에 <2025 IBBY 모두를 위한 책 심사>에 무려 87곳의 출판사에서 작품을 보내주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운 성장임을 알 수 있었다. 그만치 우리 사회가 장애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갖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증거다.


장애인의 입장에서 접근한 작품들이 많았음에 큰 감사를 드린다. 이제 학교 현장에서도 통합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함께 어울려 지내며 학생들은 장애인과의 접촉에서 더 많은 성장을 이룰 것이다. 장애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행동과 실천은 치유의 능력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부문별로 12권의 책을 고르며 심사위원들은 모두 기쁘고 행복했음을 밝히는 바이다.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된 IBBY <모두를 위한 책> 목록은 도록으로 제작되어 전 세계 회원국과 출판사에 보급됩니다. 또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발표와 전시가 진행됩니다. IBBY 사무국을 통해 세계 순회 전시를 한 다음, 최종적으로 캐나다 토론토의 North York 중앙도서관에 비치됩니다. 토론토 공립 도서관 웹사이트에도 게시되어 도서 목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KBBY는 <모두를 위한 책> 실행위원회를 통해 심사위원을 구성하며, IBBY가 제시한 두 범주에 타당한 작품인지, 또 예술적 아름다움을 지닌 책인지, 동시에 ‘모두를 위한 책’의 정신에 부합하는지 등을 고려하여 한국 후보 작품의 선정 및 추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International Board on Books for Young People)는 전 세계에서 아동청소년도서에 헌신하는 사람들의 국제적인 조직망을 갖춘 비영리 단체입니다.


아동청소년 도서를 통한 국제적인 이해를 도모하고, 세계 모든 지역의 어린이들이 높은 문학성과 예술성을 갖춘 도서를 가까이할 기회를 주며, 수준 높은 아동청소년도서의 출판과 유통을 도우며(특히 개발도상국가의), 아동청소년도서 분야의 연구와 학술 작업을 고무시키는 이들에 지원이나 훈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IBBY 홈페이지 : http://www.ibby.org





* 복희의 키친은 다양한 구조와 설계를 사용해서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책과 QR코드나 증강현실(AR)과 같은 젊은이가 책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디자인 기능이 있는 도서에 부합되어 선정되었습니다. 복희의 키친 그림책 속에 QR코드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책 <복희의 키친> 속 애니메이션


*다음 주 <복희의 키친>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 계속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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