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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수영 May 24. 2020

내가 사랑하는 과학

겸손하고, 탐욕스럽고, 용기있는

파인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과학은 세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1) 과학적인 사고방식, 프로세스, 또는 태도. 2) 1)을 통해 쌓은 일련의 지식 체계. 3) 2)를 활용해서 만든 유용한 것들(aka 기술). 내가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또 설득하고 싶은 과학은 1)에 해당한다.


과학의 겸손함을 사랑한다. 과학은 함부로 확신하지 않는다. 과학은 언제나 지금까지의 지식이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옳고 그름에 대해 신중한 사람은 믿을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은 두려워해야 한다.

과학의 탐욕을 사랑한다. 과학은 세계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한다. 이 호기심은 끝을 모른다. 과학의 겸손은 사실 과학이 진정으로 탐욕스럽기 때문이다. 호기심을 가진 사람의 눈은 빛난다. 호기심을 주된 동력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위태롭지만) 아름답다.


과학의 용기를 사랑한다. 과학은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질문을 던지고, 지평을 넓히기 위해 시도해본 적 없는 가설과 실험에 도전하며, 엄격한 검증을 거쳐 진실의 지평을 넓힌다. 용기 없는 지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치졸해진다. 평론가를 기리는 동상은 없는 법이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 탐욕과 용기가 없는 겸손은 무기력하다. 겸손과 용기가 없는 탐욕은 비열하다. 겸손과 탐욕이 없는 용기는 오만하다. 과학은 세 가지 덕목의 균형잡힌 교집합에서 피는 꽃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과학적인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다. 과학은 함부로 확신하지 않기 때문에 오만과 독선으로 인한 갈등이 줄어들 것이다. 과학은 더 나아지고 싶은 욕망이 강하기 때문에 뭐가 됐든 신기한 발견이 많이 이루어질 것이다. 과학은 용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보다 덜 부조리한 사회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트레바리가 늘상 이야기하는 '세상을 더 지적으로'에 과학은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어떻게 하면 세상을 더 과학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세상을 더 겸손하고, 탐욕스럽고, 용기있게 만들 수 있을까. 독서모임은 이를 위한 최선의 수단일까?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있다면 우리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야 할까? 나는 이미 놀라운 해답을 갖고 있지만 여백이 부족하니까 안알랴줌,,


"아직 아무도 풀지 못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한다. 지금 옳다고 믿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지금 알고 있는 해답을 법칙이라 굳게 믿고 있으면, 영영 문제를 못 풀 수도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시대들을 떠올려 보면, 하나같이 사람들이 무엇인가에 대한 절대적인 신념과 지나친 독단주의에 빠져있을 때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믿음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다른 사람들 또한 자신들과 같은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고는 그들의 믿음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명백히 모순되는 행동을 하곤 했다."
"어떤 현상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논증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끝에 가선 "난 이걸 원해" 혹은 "아니, 그건 원하지 않아" 중 하나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질문은 과학적인 질문과는 매우 다른 종류의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안다는 것만으로 그것을 원하게 될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과학적인 방법만으론 도덕적 가치문제에 대해 아무런 해답을 제시할 수 없다고, 그래서 그들은 서로 독립적이라고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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