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쿤자산운용 홍진채 대표의 <주식하는 마음>
수명은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고, 회사는 점점 나를 덜 책임져주기 시작했다. 손흥민이 되지 않는 이상 노동소득만으로는 집을 사고 노후를 대비하고 자녀를 낳아 키울 만큼의 경제적 성취를 이룩하기 어려워졌다. 물론 욕망을 줄이고 서울을 벗어나면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시대에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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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 모두는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자본소득을 만들어내는 것은 더이상 선택이 아니게 됐다고. 우리 모두 '투자자'여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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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주식 투자가 핫하다. 시장에 돈은 풀릴 대로 풀렸고, 그 와중에 부동산 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됐다. 바이오니 IPO니 테슬라니 하면서 몇 달만에 몇 천에서 몇 억씩을 벌어제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곳곳에서 오가고, 미디어도 대박의 에피소드를 퍼뜨리는 데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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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주식은 고위험 자산이다. '그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 단기적으로 투자하기 때문 아닌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장기적으로 투자해도 여전히 개별 주식 투자는 위험하다. 삼성전자도 30년 전에는 코스피 시가총액 9위에 불과했다. 1위인 한국전력에 투자했으면 은행 이자만도 못한 수익을 거뒀을 것이고, 10위인 대우에 투자했으면 그 돈은 휴지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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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건강하게 자본소득을 일으키긴 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투자'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자산인 주식은 위험하다. 어떡해야 될까? 포기하면 편할까? 차라리 투자 공부할 시간 아껴서 기본소득을 실현시키는 게 일반인에게는 더 나은 전략일 수도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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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라쿤자산운용 의 #홍진채 대표를 좋아하고 응원한다. 홍 대표는 창업 전부터 '좋은 금융 상품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서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제 성장의 성과를 함께 누리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해 왔다. 물론 그의 비전이 현실이 되려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가까이서 짧지 않은 시간을 지켜본 결과 그의 진정성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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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주식하는마음 역시 그러한 그의 비전과 맞닿아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일반인이 주식을 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마음가짐, 피해야 할 인지 편향 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다만 그는 함부로 '이렇게 하면 반드시 부자가 되게 되어 있다'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언젠가 큰 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더 자주 한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는다고 바로 실전에 적용할 만한 투자법 같은 게 떠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내게 <주식하는 마음>은 실용서라기보단 투자 철학책에 가깝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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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결론은 '그러니까 글로벌 주식 전체를 추종하는 ETF 하세요'다. 책을 읽지 않고도 덮어놓고 홍 대표를 신뢰할 생각이라면 블랙록이나 뱅가드 같은 거대 자산운용사들의 글로벌 주식 ETF를 구매하면 된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시장에서 액티브하게 플레이해보고 싶다면, 또는 투자를 통해 삶을 보다 현명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힌트를 얻고 싶다면, 시간을 내서 <주식하는 마음>을 꼭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