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뽀뽀하기 싫다.

이탈리아의 인사방법인 시도 때도 없는 뽀뽀 질.

by indifferentcat

어느덧 피렌체에 와서 산 지 벌써 7년이 되었다. 그전에는 뉴욕에서 그 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았기 때문에 사실상 난 모든 면에서 서구화되어 있다. 몇 달씩 김치를 안 먹어도 살고, 한국말을 할 기회도 별로 없어서 영어만, 이제는 이태리어까지 떠들며 산다. 그런데 한 가지, 뭐 곰곰이 생각해 보면 두 가지, 세 가지 더 나오겠지만,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 것 중 하나는 이탈리아인들의 인사방법이다. 만나면 양쪽 볼에 뽀뽀 질.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에게 뽀뽀를 하는 건 이해하겠는데 어쩔 때는 처음 만난 사람도 헤어질 때 뽀뽀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air kiss를 날리는데 나 혼자 볼에 진짜 뽀뽀를 할 때도 있어서 무안하기도 하다. 또 나이 드신 남자 어른들은 손등에 뽀뽀를 하시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그건 절대로 입술이 손등에 닿지 않으면서 스쳐만 지나가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인사법이다. 난 아직도 정확하게 이해를 못 하고 있다. 언제 진짜 뽀뽀를 해야 되는지. 매일 애들을 데리러 가면서 보는 엄마들한테도 아침저녁으로 뽀뽀를 해야 하는 건가. 결국 나는 뽀뽀 울렁증에 걸렸다.


한국의 고개 숙여 인사하는 방식. 그 얼마나 담백하고 우아한지, 생각하게끔 한다. 이상한 것들이 생각나고 그러는 중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