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씨는 자기애가 참 강한 사람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칭찬에 당황스러웠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고?' '내가 남들에게 너무 가식적으로 나를 표현했나?' 생각하며 어이없어 웃었다.
글쓰기 도전을 같이한 사람들이 100일 동안의 내 글을 보고 내가 나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고 따뜻해 보인다고 평가해 주었다.
회사 보고서 외에는 글을 써본 적 없는 내가 ‘100일 글쓰기 도전’을 하면서 일상의 일들을 매일 전체 카톡에 보냈다. 평상시에 카톡을 잘 보내지 않은 나였지만 100일 동안은 쉬지 않고 그날 있었던 사소한 일상을 천자 내외로 내려보냈다. 100일이 끝난 후 참석한 사람들과 줌으로 각자의 글 소감을 얘기해주는데 여러 사람이 같은 말을 한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일에 대해선 열정과 사랑이 가득했다고 자부한다. 가족도 방치하고 살았던 내가 ‘나를 사랑한다!’ 어찌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 늘 부족하다고 느끼며 살아왔다. 특히 지적이거나 상식적인 대화에 끼어들 때, 지식의 한계를 직면했다. 누군가가 깊이 있는 이야기를 시작할 때, 나는 이런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할까 봐 걱정하며 주저하거나 아예 입을 다물기도 했다. 그렇다고 부족함을 배움으로 쌓으려는 일말의 열정도 없었다. “내가 잘 모르는 것은 내가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스스로 위로했다.
하지만 내의 일상은 부족한 것을 숨기기보다 인정하고 자존심을 버리고 사람들을 대했다. 이런 자세가 영업을 하면서 상대를 공감하는 능력이 키워진것 같다. 그러면서 영업에서 제일 중요한 신뢰를 얻게 되었다.
우리는 ‘자신을 사랑한다’라고 하면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공해야 나를 사랑할 수 있어”, “살이 빠져야 더 예쁠 거야”. “더 착해야 인정받을 수 있어.” 이런 생각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채찍질하며 완벽에 가까워지도록 몰아붙이곤 한다.
어떤 조건을 달고 그 조건에 다다랐다고 ‘나를 사랑한다’ ‘나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는 나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열정을 다해 일에 임한 것, 이런 자세가 진정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고 그게 나였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거울을 보며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본다.
“나는 내가 어떤 모습이든 열정을 다해 일한 것, 그 자체가 나를 사랑한 거였어. 그렇게 열정적으로 산 나를 부족하다고만 생각해서 미안해, 내가 사랑받을 가치가 있고 충분히 소중한 사람이었기에 지금 내가 여기 있는 거야, 잘 살아준 써니씨, 고맙다!”
조건 없는 사랑이야말로 나를 자유롭게 하고,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