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우리가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본다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 너머에는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고, 공감이 있고, 때로는 깨달음이 있습니다. 삶에 지쳐있을 때 책 한 권이 내 손을 잡아준 적도 있었고,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짧은 글귀가 긴 터널을 걷는 저에게 작은 빛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읽는다는 것은 곧, 마음의 문을 여는 일입니다.
타인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일이자, 그 속에서 내면의 소리를 듣는 일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저는 누군가의 생각과 감정을 조용히, 그러나 진심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요. 그런데 이 모든 기쁨은, 제가 읽을 수 있는 몸과 마음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에 문득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눈으로 글자를 보고, 뇌로 이해하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능력들이 그냥 얻어지지 않았음을 저는 점점 더 자주 깨닫습니다. 그래서 늘, 글을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한 하루를 살아가고 싶습니다.
읽고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느끼고 생각한 바를 다시 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이건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저라는 사람의 삶의 궤적이 녹아 있는 표현 방법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하루를 꺼내어 보며 삶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일이고, 나라는 존재를 타인에게 알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상처를 치유하는 약이 되고, 때로는 누군가를 위로하는 편지가 됩니다. 저는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마음이 무너졌을 때는 아무것도 쓸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펜을 쥐고 있어도, 아무리 손가락을 움직여도, 마음이 굳게 닫혀 있으면 단 한 줄도 써내려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제 눈이 글자를 따라가고, 제 가슴이 이야기에 반응하고, 제 손이 키보드 위를 걷고, 제 생각이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그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제 몸과 마음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 순간들을 더 깊이 음미하고 싶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도 있는 이 능력들이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를, 가슴으로 느끼며 살고 싶습니다.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쓸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해준 제 건강한 몸과 멘탈에 감사합니다. 그 덕분에 저는 오늘도 생각하고, 느끼고, 살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글로써 다시 삶을 만집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글을 통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