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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 Aug 09. 2021

승리는 처음 마시는 맥주의 한 모금 같은 것

당신에게 성취감을 안겨준 그때를 기억하나요?

 지난주 금요일 밤, 여자 배구를 준결승을 보며 열 받아있는 나에게 신랑은 "하이큐 한 번 봐봐!"라고 했다. 하이큐는 동생이 열정적으로 덕질하던 애니메이션. 어차피 주말에 나갈 수 없어서 옳다구나 하고 넷플릭스로 주말 내내 하이큐 애니메이션을 정주행 했다.


 애니메이션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캐릭터마다의 스토리도 좋았고 배구에 1도 흥미가 없었던 나도 배구라는 종목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전체적으로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좋았고, 운동 만화라는 것이 늘 그렇듯 경기하는 캐릭터들의 자세 등을 잘 몰라도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것이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컨텐츠였다. 그리고 반짝거리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보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내가 "해냈다"라는 느낌이 든 때가 언제였지. 합격했다, 성공했다, 해냈다 라는 뿌듯한 느낌이 들었을 때가 언제였을까.


 애니메이션 속의 카라스노 배구부 선수들은 매 시합마다 이기진 못하지만 그래도 성취감을 맛보는 경험을 한다. 캐릭터들이 순수하게 한 가지를 좋아해서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뛰는 것이 새삼 부러웠다. 그리고 코치가 승리를 하는 것은 처음 맥주를 마시는 그 한 모금과 같다는 말이 너무 찰떡같아서 다시 생각해도 웃기다.


 생각해보니 업무에서든 취미생활에서든 하다못해 운동에서든 성취감도 보람도 짜릿한 기분을 느껴 본 지 너무 오래됐다. 새삼스럽게 애니를 보며 느낀 건 나도 저들처럼 간질간질한 그 성취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과 설렘이 그리워졌다. 간질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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