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에 모험 한 스푼
올해 상반기를 정신없이 보내고 다리까지 다치며 다사다난해였기에 나 자신에게 친숙하면서 달콤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도쿄로 혼여행.
2019년 군입대를 앞두고 혼자 도쿄를 다녀오고 두 번째 도쿄로의 혼여행이었다. 혼자 한번 다녀온 것을 포함하면 이미 도쿄는 네 번 다녀왔기에 이번 혼여행에는 특별한 계획을 짜지 않았다. 네 번 다 그래왔듯 난 어느 지역을 갈지 예상이 너무나 되었기 때문이다. 2박 3일 호텔과 비행기 왕복편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계획 없이 나는 도쿄로 출발했다.
어느 지역을 갈지 예상이 된다고 이미 간 곳만 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가본 곳만 가면 안정감을 얻지만 약간의 새로움이란 소스가 추가되어야 더 재밌는 경험이 조리되기 때문이다. 다이칸야마와 오모테산도의 뒷골목을 더 깊숙이 탐색해 보고 잘 안 가본 시부야의 거의 모든 길들을 탐험해 보았다. 물론 5년이란 시간이 세월이 변화를 불러일으켰을 수 도 있지만 나의 걸음걸이 반경을 조금 더 늘려보니 재미난 풍경들과 색다른 모습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여행이란 적어둔 맛집 도장 깨기하고, 아는 곳에서 쇼핑을 하고, 소문난 관광지를 돌고 호텔로 돌아와 뻗는 게 어찌 보면 거의 전부일 수 있겠다. 하지만 때로는 무계획으로 정해진 관광의 노선에서 벗어나 옆길로의 일탈에서 얻는 짜릿함은 분명 엄청나다. 내가 기대하지 못했던 사진 스팟, 길거리 음식, 뒷골목에 위치한 아기자기하며 힙한 동네 카페/바. 그리고 거기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새롭고 나를 들뜨게 하며 사진에 매 순간을 담는 게 더욱 즐거워진다.
푸글렌. 여기는 도쿄에서 내 최애 스팟이 되었다.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시부야를 지도 없이 탐험하다 찾아낸 곳인데 이미 유명세를 탄 곳이라 들었다. 낮에는 커피향으로 사람을 유혹하고 밤에는 다양한 퓨전 칵테일과 사람들의 대화소리로 주변 행인들을 끌어들인다.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레 다 같이 대화를 하게 되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마법이 존재하는 곳이다. 첫날은 나 혼자서, 둘째 날에는 현재 도쿄에서 살고 있는 대학교 선배와 그의 친구와 함께 방문하였는데 칵테일 2잔과 위스키 1잔 후 우리는 바텐더분들과 벨기에에서 혼자 방문한 대학생과 친구가 되어있었다.
도쿄란 참 재밌는 곳이다. 너무나 마음이 편하도록 친숙하지만 새로운 면모들이 꾸준히 등장한다(도시 면적이 너무나 커서일까). 도쿄 여행의 나름 경력자이기에 가능할 수 도있겠지만 나는 이 도시가 주는 안정감과 짜릿함의 가능성이 너무나 좋다. 이 느낌은 도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 서울에서도, 그리고 우리 일상 매 순간에서도 느낄 수 있다 생각한다. 익숙한 루틴에서 가끔씩 아주 조금의 탈선을 우리 스스로에게 허락한다면 분명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통해 웃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