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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뭐 별거냐

오늘 생각 11

by 은진

엄마 손 꼭 잡고 한 손엔 퍼즐을 들고 카페 문을 밀려고 낑낑대던 아이가 눈 한 번 감았다 뜨니 벌써 중학생이란다.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으니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발을 동동거리며 긴장했던 일도 까마득하다.

시간은 왜 이리도 빠르게 흐르는 걸까.


친한 친구들과 떨어진 나 홀로 반배정에 얼마나 충격을 받았던가, 엄마인 내가 더 속상해 잠못이뤘던 날이 귀여운 에피소드로 느껴질 만큼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주었다.


그만큼 단단히 자라고 있다는 증거겠지 싶으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상 속에서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어엿한 사회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안고 있다.


아... 그래도 너무 빨리 크지는 말았으면 겠는데.


하루가 다른 청소년, 시간이 흐를수록 '언제까지 나랑 놀아주려나' 싶어 조금은 초조한 마음이 들고야 만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남편은 영 이해를 못 하는 듯싶지만.)



그래서 함께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바로 지금 이 순간처럼.


좋은 음악, 맛있는 디저트, 향긋한 커피, 그리고 가족.


나만 맨날 이 모양 이 꼴로 사나 싶은 뾰족한 마음이 솟다가도 깨갱하게 만드는 매직.


일상의 작은 행복에 감사하자.

세상에 당연한 것이란 없음을 기억하자.

(카페 마감시간이라 급히 마무리.)



행복 뭐 별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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