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거울 저편의 겨울 6
―중력의 선
사물이 떨어지는 선,
허공에서 지면으로
명료하게
한 점과
다른 점을 가장 빠르게 잇는
가혹하거나 잔인하게,
직선
깃털 달린 사물,
육각형의 눈송이
넓고 팔락거리는 무엇
이 아니라면 피할 수 없는 선
백인들이 건설한
백인들의 거리를 걷다가,
완전한 살육의 기억을 말의 발굽으로 디딘
로카¹의 동상을 올려다보다가
거울 이편과 반대편의 학살을 생각하는 나는
난자하는
죽음의 직선들을 생각하는 나는
단 한 군데에도 직선을 숨겨놓지 못한
사람의 몸의 부드러움과
꼭 한 번
완전하게 찾아올
중력의 직선을 생각하는 나는
신도
인간도 믿지 않는
네 침묵을 기억하는 나는
-한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주] 1) 남미 대륙 남부의 원주민들을 절멸시키고 아르헨티나를 건설한 군인.
훌리오 아르헨티노 로카(Julio Argentino Roca, 1843-1914)는 아르헨티나의 군인이자 정치가로, 아르헨티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그는 19세기 후반 아르헨티나의 국경 확장과 중앙집권화를 추진한 주요 인물로, 특히 "사막 정복(Campaña del Desierto)"으로 알려진 원주민 토지 정복과 남부 영토 확장을 주도했다.
로카는 1879년에 사막 정복을 지휘하여, 파타고니아와 팜파스 지역을 아르헨티나 영토로 통합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많은 원주민 공동체가 강제 이주되거나 목숨을 잃었으며, 이로 인해 로카는 현재까지도 논란이 많은 인물로 평가한다.
이후 로카는 1880년에 대통령에 당선되어 1886년까지 재임했으며, 1898년에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여 1904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그의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아르헨티나는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농업과 철도 산업이 발전했다. 동시에 그의 중앙집권적 정책은 국가 통합을 강화했으나, 반대로 지역주의와 권위주의적 통치로 인해 많은 비판도 받았다.
로카는 아르헨티나의 근대 국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원주민에 대한 가혹한 정책과 독재적인 통치 방식으로 인해 오늘날 아르헨티나 사회에서 복합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