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산문집『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中
"지금 생각해 보면 '담다디' 때 나는 꼭 명절에 친척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나중엔 너무너무 창피하고 화가 났다. 어떻게 내 자신이 그랬나 싶을 만큼. 그때 어른들은 나보고 그랬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그랬던 너 자신이 귀여워질 거라고. 그 말에 코웃음치며 만든 음반이 <공무도하가>다. 미국까지 멀리멀리 방황하다 돌아온 것이다. 지금은 그게 결국 나였구나 하는 것을 알 것 같다. 멀리 도망을 갔다가 와서 방에 누워 있는데 문득 그때가 그리워지는 거다. 그럴 때 깜짝 놀라며 알게 된다. 그 두 가지가 다 나라는 것을. 친척들 앞에서 '피리 부는 사나이'를 부르는 것도, 사르트르나 니체를 읽는 것도 나였다." -이상은
公無渡河歌(공무도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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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無渡河
임아 그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
임은 끝내 물을 건너셨네
墮河而死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當奈公何
가신 임을 어찌할꼬
고조선 시대에 창작되어 기록상 현존하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로, 공후인(箜篌引)이라고도 한다. 저자는 백수광부(白首狂夫)의 아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