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구엄리 옛이야기-8화
그 밤
석례는 정지에 각지불을 켜고 상방에는 등잔불을 밝혔다. 정지문 틈으로 새어든 잔바람에 각지불은 거불거불 그을음을 내뿜으며 금방이라도 꺼질 듯 펄럭거렸다. 상방 안에서는 사람들이 움직일 때마다 검은 벽 그림자가 유령처럼 출렁거리며 뒤를 따라다녔다. 울담 넘어 숲속에서는 휘파람새 울음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석례는 꿩고기를 푹 우려낸 육수에 준비해 둔 채 썬 놈삐와 다진 마농 양념을 넣고는 솥뚜껑을 닫았다. 그리고 둥글고 기다란 굴묵이낭 밀대로 모멀 반죽을 여러 번 밀어 얇게 펴고서 돔베칼로 싹둑싹둑 가늘게 썰어냈다. 솥뚜껑을 열자 구수한 고기 냄새가 상방까지 퍼졌다. 사냥패들은 그새를 못 견디겠다는 표정들이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