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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쓰레기는 없다

쓰레기가 자산이 된 지 오래

"고장난 시계나 머리카락 팔아요,~~~"

1960~70년대

골목길을 울리며  손수레를 끌던

아저씨의 구수한 음성.


항상 손수레 뒤에는

집에서  훔쳐가지고 나온

검정고무신이 아해들의 손에

들려있었다.


"아저씨  아저씨 엿 주세요 엿이요!"


그 아저씨는 소위 말하는

고물장수 아저씨이다.


"너 이놈 왜 집에 있는

 멀쩡한 냄비를 가지고 나가는 거야?"

 엄마는 살짝 찌그러진 냄비를 들고

집 밖으로 튀어나간 영철을 보면서

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물(古物)이란 무슨 뜻일까요?

문자로는 오래된 물건이란 뜻이겠지요?

그러나 실제로는

쓸모없는 물건(useless things)이란 뜻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물장수 아저씨가

아무런 쓸모없는 물건을 받고

엿을 준 것은 아닙니다.

그나마 쓸모있는 물건

요새 말로 말하면

재활용 가치가 있는 물건들을

받은 것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고물 아저씨가 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렸습니다.


옆집에도 고물장수 아저씨가

살고 계셨습니다.


부모님들은 늘 말했지요.

"넌 커서 고물 장수가 되면 안 된다.

  부자가 돼야 된다!"

부모님들의 시각에서는

"고물장수"란 직업은  

자녀들에게  추천할만한

좋은 직업은 아니었습니다


시대가 많이 흘렀지요.

요새는

재활산업 또는 자활산업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직업이 생겼습니다.

이 직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6~70년대에

고물장수라고 하는 사람들이

세운 직업입니다


게다가

이런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결코 소규모가 아닙니다.

오히려 재벌에 해당되지 않아도

결코 소규모  수준에 속하지 않는

제법 수십억 규모를 가진 기업(企業)입니다.


또한 지구환경을 생각하면서

친환경적(Ecological) 산업이 중시되어

재활 산업

   (Rehabilitation Industry)

혹은 리사이클링 산업

         (Recycling Industry)차원에서

이 산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쓸모없는 자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 하나 재활용 되지 않는 존재가 있다.

바로 사람이다.


호흡이 멈추고

화장(火葬)을  하고 나면

단지 재(Ashes)만 남는다.


결국 물질적인 측면에서 인간은 쓸모없다.

오히려 무형(無形)의 가치를 남길 뿐이고

바로 그 유산이 오늘의 인간사회를

일구어냈다.


집이  몇채냐?

땅을 얼마나 소유했느냐?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

여행을 어디로 다녀왔는가?

미용실은 어디를 이용하는가?

어느 백화점 혹은 어떤  브랜드의 옷을

선호하는가?


이런 질문은 아주 단기간  동안

의미있을 지 모르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쓸모없다.


따라서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이런 질문 앞에서

고민해야 할 내용은

무형의 자산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어차피 유형(有形)의  관점에서

인간은 쓰레기를 남기는  존재에

불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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