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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양식은 무엇인가?(1)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하는 예수 스토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 부르게 먹었는가?

또한 남은 음식이

얼마나 많았는가?


비록 해는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뒷 모습만 남는다.


남은 음식을 조금씩 담아

들고가는 모습 속에

웃음꽃이 가득하리라.     


나는 제자들을 배에 태워서

바다를 건너 가버나움으로 보냈다.


나는 혼자 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육신의 배를 만족하는 일들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     


날이 밝았다.     

다시금 길을 걷는다.

사람들의 삶을 길 위에 있다.

사람들은 때로는 없던 길을 만들고,

이미 만들어진 길을 걸어간다.


막다른 길에 다다르게 되면,

잠시 혼돈에 빠진다.

아포리아( απορία)

 즉 출구를 잃어버린 상태를 만난다.


이것이 인생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제자들을 배에 태워 보내고 난 후

나는 기도하러 산에 올라갔다.


모세가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난 것처럼,

산은 아버지, 성령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한 장소이다.     


기도하는 중에

배는 제자들을 태우고 떠났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서

바다 위에는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람에 따라

배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배 안에서

제자들은 우왕좌왕하면서

곤란을 겪고, 

어떤 친구는 배 한 구석에서

배멀미로 인해 계속해서 토하고 있었다.     


기도를 마쳤을 때,

시간은 새벽 4~5시가 되었다.

조금 있으면

태양을 맞이해야 할 시간이.

태양이 빛을 발하기 전이

가장 어두운 때이다.     

나는 발걸음을 옮겨서

제자들이 떠난 부둣가로 행했다.

바다에 다다랐을 때,

하늘은 검은 구름이 가득하고

돌풍은 파도를 거칠게 세우고 있었다.

나는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이 타고 있는 배로 향했다.


물 위로 걷는 나를 보면서

제자들은 더 놀라게 되겠지.     

거센 폭풍우로

정신이 혼미해진 제자들은

바다 위로

무엇인가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친구들은

더욱 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유령이다!”

 “말로만 듣던 용왕신이 나타났다”

“아이구 정신이 없어 죽겠네”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면서

배 안에서

이리저리 뒹굴고 있는 형국이었다.     


나는

안심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말아라.”라고 외쳤다.


내 말을 듣자 마자

저돌적인 성격의 베드로는

나를 보고 말한다.

주님이십니까?

 만일 주님이시라면

 저에게 주님처럼 

 물 위로 걸어오라고 하세요.”     


베드로는

 말리기 힘든 성격의 사람이다.

그래 이리 오라.”

 나는 응답했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베드로는 바다 위로 텀벙 뛰어들었다.


그는 나를 보고 달려왔다.

한 발이 물에 빠지기 전에

재빠르게 다른 발을 옮겼다.


그는 신이 나서

나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여전히

바다 위로 거친 바람은 불고,

파도의 높이는 높았다 낮았다를

반복했다.


눈에는

물 위로 걸어오는 베드로의 모습은

역시 보였다가 가리웠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순간

베드로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물에 빠진 것이다.


검은 구름이 드리워지고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로 가득한 데,

베드로는 어디로갔나.

나는 베드로에게 다가갔다.

그가 바다 물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가 나왔다가를

반복하면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베드로가 나를 보고 달려올 때에는

물 위로 걸어오다가,

파도가 내려 앉을 때,

내가 시야에서 사라지니

겁이나 물 속에 빠졌던 것이라.


나는 베드로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왜 이리 의심이 많은가

  내가 그대 눈 앞에 보여야만 믿는가?”


빗물과 바닷물에 푹 젖은

베드로의 얼굴에는 평안이 회복되었다.


나의 손을 잡고  배 위로 오르니

바다는 잔잔해지고,

제자들은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이들은 일제히 한 목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진정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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