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eni haru
Dec 27. 2024
깊은 밤 나를 에워싸고 있는 짙은 어둠,
머문 자리에서 텅 빈 마음으로
그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아직 살아 있구나, 얼마나 남았을까
하얀 커튼에 비친 창가를 바라보다
그 순간 나에게 다가온 환한 달빛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마주한 채
마음만은 따뜻하게 웃어 본다
어둠 속으로 들어갈 것인가,
멈추지 않고 빛으로 나아갈 것인가
유난히 길었던 어둠과 빛 사이에서
두 눈을 감고 소리에 귀 기울일 때
고요하게 흐르는 움직임조차
찰나에 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디로 가야 하는가
켜켜이, 안간힘을 다해 살아온 날들이
생기 있는 다정한 속삭임으로
멀리서 다가온다
기다림, 슬픔과 고통을 견뎌낸 사랑은
살아온 시간에 묵묵히 담긴 채
땅의 가장자리에 발을 내딛는 용기로
오래 견디기 위해 내 안에 스며들었다
아름다운 삶을 위한
망설임의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