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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cey J Jan 09. 2024

Feeling alive

나는 현재 미국 동부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다.

교외 주택가를 칭하는 Suburb 보다는 농장, 목장, 와이너리 등이 펼쳐진 Rural, 시골에 가까운 지역이다.

집 근처의 농장들이 있는 드넓은 들판에서 평화롭게 노니는 말, 소, 양, 염소, 닭 그리고 알파카들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다.  뒷마당에 찾아오는 사슴, 토끼 그리고 고양이 가족은 인간과 더불어 자유롭게 살아간다.

새와 청설모는 수시로 채워놓는 새모이통을 아침 저녁으로 찾아와 사이좋게 배를 채우고 간다.

 

차로 10여분 달리면 드넓은 델라웨어 강이 흐른다. 시원하게 트인 하늘 아래 흐르는 검은 강은 언제나 비슷한 속도로 유유히 흐르고 있다. 델라웨어 강은 미국 독립전쟁 때 (1776년) 조지 워싱턴이 전투를 이끌었던 역사가 있는 곳이다. 초기 미국 유럽인들이 정착한 강 주변의 작은 마을들에 미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건축물과 문화가 보존된 덕분에 좋아하는 앤틱 가구와 예술품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나는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흘러 와서 살게 되었을까?

뉴욕 맨하탄과 브루클린에서 작은 대학도시를 거쳐 이 곳으로 오는 사이에 어느새 20대에서 40대로 접어들었다. 별다른 계획 없이 소위 어찌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도시에서 멀어질수록 짧고도 강렬한 행복을 삶에서 자주 느낀다. 가슴 한 구석이 데워지고 얼굴엔 미소가 떠오르며 머리 속이 고요해지는 순간 순간들이다.  



숲 속과 강가를 걸으며 새소리를 들을 때,

하루에도 수없이 바뀌는 하늘을 볼 때,

아름답고 장엄한 노을에 머리칼이 물들 때,

이른 아침 동쪽 하늘 끝으로부터 떠오르는 태양을 볼 때,

야생동물들과 마주칠 때,

빗소리가 울려퍼지는 서재에서 책을 읽을 때,

광활하게 펼쳐진 들판 위를 개와 산책할 때,

탄성이 나올 정도로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수놓는 맑고 차가운 밤에,

신선하고 달콤한 공기의 밀도와 습도, 온도를 느끼며 호흡할 때.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던 행복을 만난다.



세상 어딘가 작디 작은 구석인 시골 마을, 그 중에서도 파란색 이층집, 하얀 펜스가 둘러싼 네모난 뒷마당, 그 곳에 존재하는 한 장의 세상. 그 속에선 한 시도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삶이 펼쳐진다. 머리 위 하늘엔 매와 독수리, 빨갛고 파란 작은 새들이 날아다니고 나무와 풀들, 흙 속의 벌레들, 야생동물들이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같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저절로 잦아드는 내 머리 속 생각들, 고요하게 가라앉는 마음이 나비 날개처럼 가볍다.


시골 생활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수 있다.

가벼우니까.

혹시 아무도 걷지 않은 바닷가나 숲 속에서 이른 새벽의 공기를 맡아본 적이 있는가? 모든 생명이 무섭도록 파릇하게 살아있어서 공포감까지 느껴지는 감각을. 자연은 아무리 길고 지난한 하루를 보냈더라도 결코 그 기운을 다음 날까지 데려오지 않는다.

하루의 시작은 늘 새롭고 티끌없이 투명하다.  

동물들은 결코 어제의 기분을 기억하지 않는다.

인간인 나는 가까스로 그들과 비슷하게 살아보고자 도시를 떠났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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