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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놈 Oct 18. 2023

노마드를 꿈꿨지만 현실은 노마진

바야흐로 모두가 브랜딩을 외치는 시대. 기업도 개인도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화'하여 가치를 꾸준히 높이지 않으면 점점 도태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삶에 매달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나 때는 그저 열심히 공부해서 취직하고 성실하게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게 최선이었는데.


누군가 기존의 판을 뒤흔들었고 지각변동을 틈타 새로운 젊은 부자들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판에 익숙한 나 같은 사람들은 이대로 살다 간 답이 없을 것 같은 불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었다. 막차라도 타야 할 것 같은 마음에 부지런히 콘텐츠를 찾아보고 책과 강의를 소비하다 보니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느 순간 갓생 살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살아온 게 벌써 2년째다. '노마드'의 삶을 꿈꾸며 호기롭게 퇴사했지만 2년째 '노마진'으로 살다 보니 이제야 현실의 매서움을 뼛속 깊숙이 실감하게 되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삶은 더 꾹꾹 눌러 담은 자기 계발 스케줄에 밤도 모자란다. 분명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데 불안감은 줄어들지 않는 건 왜일까? 


그간 알음알음 알게 된 자기 계발 동지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너의 한 가지(원씽)에 집중해 보세요!' 


아마 자기 계발 좀 해본 사람은 들어봤을 이야기일 테다. 원씽. 나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진심으로 되묻는다. '내가 과연 원씽이 가능하긴 한 인간일까?' 


지인들의 말을 충분히 이해한다. 결국 에너지를 하나로 집중하라는 말이 아니던가. 브랜딩의 관점에서 보면 더 이해가 쉽게 된다. 세상에 드러나는 '나'라는 인간이 뚜렷한 색을 가지고 있으면 사람들은 나를 더욱 쉽고 명확하게 인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에게서 드러나는 색깔이 일곱 빛깔 무지개라면, 보기엔 예뻐 보일지 몰라도 도무지 어디에 최적화된 인간인지는 판단이 어렵다.


지나온 2년의 세월, 나는 어떤 색깔을 드러내며 살았을까.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현재'라는 결과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는 건 나는 무지개였다는 사실이다. 꿈은 노마드지만 현실이 노마진인 게 납득이 된다.


지금이라도 원씽을 찾아 그것을 향해 우직하게 내딛는 걸음을 기록하고 공유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지만 생각하기와 마음먹기, 그리고 마음먹기가 행동하기까지 가기란 여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난 나에게 다시 묻게 된다. '나 자신아. 너 정말 한 놈만 팰 수 있어?' 아니, 물음이 아니라 다짐으로 바꾸자. '나는! 정말 한 놈만 팰 수 있어!'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뀐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 여태 삼라만상에 기웃거리는 호기심 천국으로 살아왔다면 이제는 좀 더 나의 내면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짜 원하는 삶을 향해 다시 발을 옮길 차례다.


2년은 시행착오라 여기면 그만이다. 앞으로 2년은 실전이어야만 한다. 오죽하면 내 필명을 '이한놈'으로 정했을까. 매일 곱씹고 되새김질하며 나의 의식 구조를 바꿔버릴 것이다. 원하는 삶이 이루어지는 건 95% 마인드와 5%의 전략이라고 한다. 


이제는 지난 시행착오를 딛고 성공하는 나로 만들기 위해, 원하는 삶을 이뤄내는 나로 바꾸기 위해, 노마진에서 노마드로 거듭나는 삶을 위한 셀프 의식 개조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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