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조식 참 좋았는데... 단체손님에 밀려난 사연

중국 하원(허위엔 河源)의 힐튼 계열 호텔 (2)

더블트리 바이 힐튼 허위엔

DoubleTree by Hilton Heyuan  河源汇景希尔顿逸林酒




조식의 향연


정성스레 차려진 호텔 조식은 하루의 기분을 산뜻하게 시작하는 활력소 같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허위엔의 호텔은 다양한 음식들로 손님들에게 멋진 하루의 시작을 선사했다. 


샐러드 코너

샐러드 코너에는 예쁘게 썰어진 파프리카부터 옥수수, 연자육, 해바라기씨, 말린 과일과 더불어 다양한 샐러드 채소까지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각종 새콤달콤한 드레싱도 준비되어 있어 내 입맛에 맞는 샐러드를 만드는 재미가 쏠쏠했다.  


베이커리 코너 

갓 구운 듯한 부드러운 크루아상부터 토스트, 머핀, 케이크에 이르기까지 10종류가 넘는 빵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즉석요리 코너

면 코너에서는 3~4가지 종류의 면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중에 시금치 면을 골라 원하는 탕과 고명을 올려 먹었다. 계란 요리 코너에서는 반숙, 계란 프라이, 오믈렛을 즉석에서 만들어주셨다. 오믈렛인 경우 속재료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었다.


향토 음식 코너

중국 로컬 식당에서 자주 사 먹던 창펀과 우리나라의 돼지국밥 같은 선지탕도 준비되어 있었다. 


먹으면서 설레었고 들떴다. 

'맛있는 조식 한 끼가 주는 즐거움, 이것 또한 여행의 묘미지!'

배불러 못 먹게 된 음식들을 아쉽게 뒤에 남겨둔 채 조식당을 나왔다. 내일은 또 어떤 컬러풀한 맛의 향연이 나를 기다릴지 기대되었다.  


조식당 전경
조식의 향연




두둥, 이게 웬걸!?


다음날, 콧노래를 부르며 조식당으로 향했다. 

'어제 못 먹었던 쌀국수를 먹어야지!'

공략할 음식들을 상상하며, 조식을 먹기 전 흥겹게 공복운동도 마쳤더랬다. 


조식당에 들어가려는데, 직원분께서 화살표가 그려진 빨간색 안내판을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객실 손님들은 오른편에 마련된 다른 장소로 가십시오 "

단체 손님이 있어 오늘부터 3일간 조식당 장소가 바뀌었다고 한다. 


안내된 장소로 가보니 조식당의 4분의 1 크기의 식당이었고, 마련된 음식들의 개수도 4분의 1로 줄어들어있었다. 어제 느꼈던 조식의 향연은 온데간데없고, 빈 사발들만 보였다. 갓 만든 오믈렛을 즐길 수 있었던 계란 요리코너도 보이지 않았다. 푹신한 소파 대신 등받이가 없는 딱딱한 기다란 나무의자들이 보였다. 자리가 꽉 차있어 접시를 들고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한 명의 직원이 조식당에서 모자란 것들을 부지런히 날랐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런! 쌀국수도 없다니!"

즉석 면요리 코너도 안보였다. 쌀국수 먹을 생각에 설레었던 마음은 흩어지고 허탈함이 올라왔다.


'아니, 객실 손님도 손님인데 이렇게 차별할 수 있나?'

비어있는 차핑 디쉬(음식 보온기) 앞에서 투덜투덜거렸다. 불만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화가 나기 시작했다.


분홍색 안내판이 가리키는 곳은 단체손님용 조식당,  빨간색 안내판이 가리키는 곳은 객실 손님용 조식당
객실 손님용 조식당에서 마주한 현실: 비어있는 요거트, 샐러드도 한종류로 줄어듦, 빨간불이 들어와 작동이 안되는 커피머신..


그러다 고개를 돌려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분명 나처럼 분개하는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음식이 비어있으면 기다리면서 즐겁게 아침 조식을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머리가 띵했다. 

'아, 내가 첫날부터 이 식당에서 조식을 먹었더라면 전날의 조식과 비교하지 않았을 텐데...'

'오히려 다이아몬드 티어로 받게 된 무료조식이니 감사하게 먹었을 거야' 

'비교하기 시작하니 기분만 상하고, 현재 눈앞의 조식을 즐기지도 못하고 있구나' 


불행의 시작은 비교라는 말이 절실히 느껴졌다. 비교하지 않았더라면 누군가의 정성이 들어간 이 조식을 감사히 먹었을 것이다. 냉수를 마시며 다시 한번 내게 주어진 삶 안에서 감사하며 살아야지 하며 다짐했다.


객실로 돌아가는 길, 

아까 보았던 빨간색 안내판이 갑자기 시~~~ 뻘겋게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지?






이후로 3일간 퇴실하는 날까지 둘째 날과 같은 별도 공간에서 조식을 먹었다. 하지만 둘째 날과는 다르게 셋째 날부터는 평화로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조식을 즐겼다. 

 

둘째 날과 셋째 날 같은 공간에서 조식을 먹었지만 이를 대하는 기분과 감정은 전혀 달랐다.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가에 따라, 세상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내게 찾아왔던 것 같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마음속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찾던 행복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



조식으로 삶의 진리가 +1 상승하였습니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허위엔

DoubleTree by Hilton Heyuan  河源汇景希尔顿逸林酒

작가의 이전글 중국 하원(허위엔 河源)의 힐튼 계열 호텔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