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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치 아마토르 Feb 27. 2024

나를 바꾼 튜터의 한 마디

행복


다른 직원들이 하는 일은 하나같이 다 마음에 차지 않았다. 상사들은 다 놀면서 일하는 것처럼만 보였다. 내가 하는 일들은 빈틈이 없어야 했다. 그래야 빠르게 승진도 하고 연봉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최면에 빠져 미친 듯이 일했다.


회사에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했다. 벌이의 대부분은 저축했다. 가진 것이 없던 내겐 부자가 될 마중물이 될 종잣돈이 필요했다.


나는 30대 중반이 되기까지 한참을 회사와 나 자신을 하나라고 착각하고 살았다. 그렇게 거의 5년을 일하고 나서 찾아온 새로운 욕심은 욕망을 더 채워줄 수 있는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어느 순간 찾아온 우울감...


이 세상은 내 노력과 가치를
인정하지 않아!
미친 듯 일해도
결국 나는 부자가 될 수 없어!
승진하고 연봉도 오르면
행복해질 것 같았는데,
왜 점점 뒷걸음질 치는 것 같지...  
- 30대의 아마토르 -


미련했다. 나만 그렇게 살고 있지 않았다. 더 악착같이 세상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음을 그때는 보지 못했다. 아니다. '악착같이'가 아니라 '지혜롭게'가 맞는 말인가?!


스스로를 '욕망'이라는 감옥에 가두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했던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운명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더 많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떠난 어학연수에서 만난 튜터의 한 마디에 지긋지긋한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오늘 월급날이잖아,
가족들하고 맛있는 저녁 먹어야지.
- Lloyd Serrano Peñacerrada Jr. -


나는 왜 부자가 되고 싶었는지, 나에게 행복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준 짧은 한마디였다.


그 친구의 말을 듣고 곰곰이 돌이켜보니 돈을 좇으려 했는데 원하는 만큼 잡히지 않으니 점점 자괴감이 들고 불만만 늘어난 것이었다. 나는 그때 '돈'은 내 행복의 기준에서 포기하기로 했다.


그 이후로도 여전히 물질 앞에서는 약한 인간이라 순간순간 욕심도 생긴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내 것이라면 욕심부리지 않아도
진즉 찾아왔을 것이다.
- 아마토르 -


어떤 이들은 '자기 위안', '정신승리'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날 이후 나는 우울한 날보다 행복한 날이 더 많았다.


오늘도 아내는 백수 주제에 행복해하는 나를 보며 못마땅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한마디 한다.

이제 돈 좀 벌어라.
이 백수야!
- 최고 존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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