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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ry는 PM Jun 19. 2024

24년 6월 18일

인류애 회복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1. 요새 회사만 가면 인류애를 잃게 된다. 인간사 천태만상이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더 많은 것들을 사랑하리라 다짐했던 연초의 나는 어디에? 더 많은 것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싫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먼저가 되어버린 웃픈 상황이다.


2. 나는 어중이떠중이가 되고 싶지 않다. 지금 당장 뒷걸음질 쳐야 할 지라도 나중에 결국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물러서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대쪽같이 살면 손해 보는 경우가 많다던데, 부러질지언정 구부러지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여전히 많다. 나는 곧 부러지게 될까? 근데 부러지면 어때,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이 난 채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기를 수십 번이다. Come what may.


3. 한 달쯤 전에 주문했던 키보드가 도착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만듦새가 좋다. 이제 굳이 커스텀 키보드를 사지 않아도 될 듯. 기성품이 커스텀 키보드의 품질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정말 당분간은 새로운 키보드 생각은 거의 들지 않을 듯. 사실 요새 좀 바빠서 취미 생활하는 것도 귀찮다. 좋아하는 것을 쫓는 것도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일임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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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urvival of the Friendliest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기 시작했다. <Grit>이랑 비슷하게 초반부부터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 언제나 서로에게 친절하고 협동할 자세가 되어있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성장 가능성도 아웃풋도 많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인데, 이건 내가 꿈꾸는 팀워크의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나는 각 구성원이 자신의 몫을 오롯이 해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팀원들이 개인 역량을 채울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는다. 나만 잘 되는 건 역시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재미도 없다. 다 같이 잘 됐으면 좋겠어. 하지만 열심히 하려는 자에게만 광명이 있나니...


5. 모든 걸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걸 멈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내가 납득하지 못하는 것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다. 구부러지느니 부러지는 걸 택하는 대쪽 같은 성정도 한몫한다. 말이 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억지를 부리거나 지독하게 이기적으로 구는 건 역시 뭐가 되었든 받아주기 힘들다. 남들은 쉽게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겨도 상대의 의도에 악이 다분하면 반드시 반기를 들고 싶어 진다. 이전 회사에서 너무 크게 데었다는 생각을 한다. 반면교사 삼아야지 하며 좋게 좋게 넘어갔지만 아직 내상이 남아있는 듯하다. 내가 조금 더 이기적이고 못된 사람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가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거시적인 관점에서 좋은 선택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이 것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이게 내 인생의 숙제중 하나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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