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출장 일정 중 고객사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고객사 사내 식당을 이용하던 중이었다.
식당 메뉴를 고르고, 쟁반에 하나하나 옮겨담으며 자율배식을 마무리하던 즈음. 내 뒤편에서 영양사와 조리사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영양사님~ 여기 도와주세요!"
식당 앞 줄이 긴 것을 보아하니, 으레 많이 바빠 일손이 필요해 부르는 소리겠거니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목소리를 뒤로 하고 자율배식의 마지막 메뉴를 향해 걸어가고 있던 그 순간. 내 옆에서 들려오는 질문 하나와 동시에 내 앞에 한 명의 사람이 어느샌가 스윽 나타났다.
"샐러드도 드시겠어요?"
"아, 아니요. 괜찮습니다!"
"아 그렇군요.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동시에 메뉴를 하나하나 옮겨놓은 쟁반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앞서 가던 나의 일행을 눈썰미 있게 확인하곤 식탁의 빈자리에 나의 쟁반을 가져다 두시는 한 명의 직원분. 그러곤 자신의 위치로 다시 돌아가 식당을 모니터링하신다.
와.. 뭐지..?
민망함과 감사함의 두 감정이 동시에 단전에서부터 솟구쳐 오른다. 어딘가 어벙벙한 느낌이 듦과 동시에 출장지에서는 처음 경험해 봤던 것이라 그런지 감동의 물결은 배가 되어 마음속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래서 CX(Customer Experience, 고객경험)가 중요하다고들 하는구나. 누군가에겐 작은 행동 하나를 실천했을 뿐이었는지 몰라도, 경험을 받은 사람의 입장에선 그 값어치는 수십, 수백 배의 감동과 함께 좋은 인상을 각인시켜 준다.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의 경험으로 인한 감동은 더더욱 깊게 자리 잡더라.
이 고객사는 진짜 잊지 말고, 프로젝트도 더 잘 챙겨주어야겠다는 다짐을 수십 번이고 되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