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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기쉼 Mar 22. 2024

도대체 어디까지 맞춰줘야 하나 싶다

처음엔 분명히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았다.


중간중간 부적절한 타이밍에 과한 웃음을 보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인상이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기복이 있었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느 날은 괜찮은 것 같고, 또 어느 날은 짜증을 냈다.




친절하게 물어보라고 했다가,


막상 물어보면 짜증을 냈다가


다시 편하게 물어보라고 하기를 반복했다.




'이게 뭐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처음엔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어떤 지점에서 잘못했는지 돌아보았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시간이 흘러 내가 틀린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어떤 포인트에서  기분이 안 좋은지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


1) 자기가 짬 당했을 때  > 무조건 짜증스럽다

2)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 극 J(계획형)...

3) 의견을 말했을 때  > 무조건 '니말이 맞다'고 해야 함

4) 내가 한가해 보일 때  >  자기만 일한다고 생각해서 기분이 나빠진다.




반대로, 언제 기분이 좋은지에 대해서도 파악했다.


1) 자기 선배가 휴가일 때  >  같은 공간에 없어서 행복해한다

2) 자기가 휴가일 때  >  전날부터 기분이 좋다

3) 다른 사람들이 전부 지켜보는 상황  >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화를 못 낸다.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싶었지만,


이 상황을 알고 나서 비로소 나에게도 마음 편한 시간이 주어졌다.






적다 보니 더욱 현타가 온다.



이렇게라도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게 맞는 걸까?


적어도 나에게 지금 필요한 이곳을,  사람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서. 오늘도 버텨본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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