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어제는 서울가는 일정 조율로 불안감에 시달리다 늦게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잠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기를 재우고 한시간 반가량 나도 낮잠을 잤다. 자는 동안은 악몽을 꿨다.
낡은 건물을 친구 몇몇과 올라가는 중이었다. 나는 그 위에 뭔가 위험한 것이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 때 친구 중 한명이 이제 그냥 내려가자고 했다. 우리는 다 함께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내 등 뒤에 무언가 거대한 것이 올라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것을 나는 거대한 악마라고 생각했다.
잠에서 깨니 몹시 불쾌한 기분이 들고 어깨가 묵직하니 아팠다.
문득 이런 질문이 내 안에 떠올랐다.
'나는 이 일을 왜 하고 있는가‘
변화하기로 결심하고 20여일이 흘렀다.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해도 슬럼프는 찾아올 것이고, 혹은 다른 일을 하게 되어도 슬럼프는 찾아올 것이다.
수백번 쓰러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간다면 무언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길 위에서 배울 것이다.
10년 후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카드 한 장을 뽑았다.
이상화 카드였다.
나는 악마를 업은 꿈을 꿨고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빈백에 누워 도나스를 먹으며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이상화했는가
그러다 문득 내 십계가 나의 이상화였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내가 지키지 못한 약속에 대해 죄책감과 자책하는 감정을 느꼈다.
그것은 나의 불안을 자극했고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나는 악몽을 꿨다.
어제는 일정조율 등과 관련해 시간을 많이 썼고 그로인해 책도 많이 읽지 못했고, 늦게 잠들어서 아침에 늦게 일어나게 되었고 몹시 졸려서 낮잠을 자게 되어서 또 책을 읽을 시간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야하는데 하지 못했어.'
집착이었다.
집착이 불러온 불안이었다.
방법에 집착하는 순간 목표를 생각하지 못하게 되고 부정적 감정에 휩쌓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해야하는 일을 왜 해야하는지 기억하고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그것을 행하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