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가 필요한 나의 하루, 그리고 나의 인생

내가 나에게 주는 감정적인 압박에서 벗어나는 연습

by 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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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끔 하루를 살아가며 쫓기는 듯한 기분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누가 저를 쫓아오는 것도 아닐텐데 말입니다. 저는 책읽는 것을 좋아해 여러 장르의 책을 읽으며 후기를 남기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한달에 평균 10권정도의 책을 읽는 것 같습니다. 나름 꽤 괜찮은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돈도 많이 들지 않고 누가 손가락질 하지도 않습니다. 대부분 대단하다는 응원을 건낼 뿐입니다.


회사 일이 바쁜 시즌에는 그러지 못하지만 그래도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간혹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면 큰 감동을 받고 그동안 제가 너무 나태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럼 당장 오늘부터 무엇인가를 바꿔보려 노력하게 됩니다. 공부도 하게 되고 메모도 하게 되고 하루의 일과를 바꿔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에 적응해 왔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건 저만의 문제가 아닐 거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의지가 약해서, 또는 회사일이나 개인적인 일정이 있어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그때부터 저는 누군가 쫓아오는 것처럼 스스로를 닦달하기 시작하고, 그런 것들이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곤 합니다. 퇴근 후 가족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홀로 책상 스탠드를 켜고 공부를 하며 꾸벅꾸벅 졸고 있는 저를 보며 스스로를 안타까워한 적이 자주 있습니다. 그냥 편히 누워서 잠들어도 될 만큼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했는데. 왜 저는 저에게 이런 숙제를 주는가. 그러곤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됩니다.


"내가 나를 너무 괴롭히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할 나에게 너무 가혹한 하루를 부여하는 건 아닐까?"


인생은 길다면 길 수 있고, 찰나의 순간이라고 표현할 만큼 짧을 수도 있습니다. 그 시간 속에 어느 때는 성공을 할 수도 있고, 어느 순간은 실패도 할 수 있습니다. 힘든 시기가 있다면 또 행복한 시기도 반드시 있는 것입니다. 그게 인생이지 않을까요.


우리의 인생을 너무 짧게만 생각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나를 가혹하게 대하지 말자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시간에 쫓기듯이 나를 너무 채찍질하지 말고 가끔 나에게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합니다. 그게 하루이든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먹고 사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나태한 일상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각형 모니터 안에 나를 가두지 말고 하늘이 파랗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바람도 피부로 느끼며, 사계절이 변화하는 것을 인터넷의 사진이 아닌 몸으로 느껴야합니다. 진정한 휴식 이후엔 또 다른 에너지가 나를 이끌어 갈 거라 확신합니다. 우리는 종종 생산적이지 않은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오로지 저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 실은 우리 영혼이 회복하고 창의력이 솟아나는 소중한 순간일 수 있습니다.


제가 읽은 많은 책들 중에서도 가장 큰 깨달음주는 이야기는 성장과 발전만큼이나 멈춤과 성찰의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저의 작은 성취를 축하하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말해주려 합니다. 책을 10권 읽지 못했더라도, 단 한 페이지라도 그 책에서 얻은 가치와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제가 세운 계획을 모두 이루지 못했더라도, 나아간 그 한 걸음의 의미를 인정하겠습니다.


결국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니까요. 때로는 천천히 가는 것이 더 멀리, 더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 이번주 정도는 그냥 아무 고민없이 쉬어도 괜찮다. 열심히 살아 왔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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