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무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성공은, 단순히 새로운 직무로 취업했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내가 의미하는 성공은, 새로운 직무로 취직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는 뜻이다.
직장인들은 왜 직무 전환을 고려할까? 더 오래 일하고 싶어서, 또는 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일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직무 전환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적성이 맞는 일을 하고 싶어서이다.
사회 초년생 때는,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알기가 어렵다.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회 초년생 친구들이 공부한 전공과 연관이 되어서,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괜찮아 보여서 어떤 직무를 선택한다. 그렇게 첫 번째 직장에서 정신없는 2~3년이 지나고 정신이 들 때쯤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그런 시기가 오면 사람들은 다시 "자아 탐색"을 시작한다.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 나름 깊은 고민 후에도, 뭘 해야 할지에 잘 감이 안 잡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성공적으로 직무 전환을 할 수 있을지 세 가지 팁을 공유한다.
첫 번째 스텝은, 시중의 성격, 강점 진단 툴을 활용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보통 "자아 찾기"의 과정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부터 시작한다. "나는 뭘 좋아하지?" "나는 뭘 잘하지?"와 같은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탐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 스스로 나를 판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내가 가진 지식, 언어, 경험 수준에서만 스스로를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여러 성격검사, 강점분석 툴이 있다 (나의 경우 애니어그램, 태니지먼트의 강점분석을 특히 좋아한다). 이런 여러 검사 툴을 활용하면 전문가가 정의해 놓은 단어, 유형 등으로 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새로운 시각으로 나 스스로를 바라보게 되면, 진짜 나(나의 강점, 성격 등)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나 또한, 스스로 "뭘 잘하지?"라고 생각해 봤을 때는 딱히 뭘 해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강점 분석 툴에서 나의 재능 중 가장 첫 번째로 "동기 부여"가 나온 것을 보고 다시 이전의 경험을 되짚어 봤다. 그리고 과거 다른 사람에게 성공적으로 동기부여 했을 때 스스로 가장 큰 희열을 느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 결국 내가 "교육"을 업으로 선택하는데 큰 계기가 되었다.
아직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하는지에 대한 감이 없다면,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진단 툴을 사용하여 다른 관점으로 스스로를 파악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직장인들이 직무전환을 해보고 싶다가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생각이 틀릴까 봐"이다. 섣부르게 새로운 직무를 시도해 봤다가 잘못되면 망한 커리어를 가지게 된다는 두려움이다. 때문에,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면, 이직하기 전 꼭 시도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부트캠프에 조인해 봐도 되고, 작은 개발 프로젝트를 스스로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만약 새로운 직무를 경험하는 것이 어렵다면, 최대한 많이 해당 직무를 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교육 업무가 맞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당시, 실제 직무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이 생각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작은 스터디 그룹을 꾸려 운영하며, 이 일이 나의 적성에 맞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시도를 통해 "새로운 일이 내 적성에 더 맞겠다"라는 믿음이 생기면, 이제 움직일 때이다. 만약 관련 경험이 있다면 적절히 연결하여 새로운 직무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근무하는 직장에서 직무 전환 제도가 있다면 꼭 활용해야 한다. 반면 관련 경험이 없다면, 어떤 형태로든 관련 지식,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관련 분야의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프로젝트 팀을 만들거나 참여해야 한다. 쌩신입으로 지원하든, 경력으로 지원하든, 직무에 대한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음 직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그만둬도 될까?" 직무 전환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참 어려운 질문이다. 생계가 걸려있는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만약, 현재 직장에 있는 것이 그렇게까지 괴로운 일이 아니며, 워라밸을 챙길 수 있는 곳이라면 업무와 이직 준비를 병행하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이 나의 정신을 갉아먹는 수준으로 힘들다면, 그만두고 준비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직장에서 9시간 이상의 고통을 버티고 와서, 나머지 시간에 전직 준비를 하는 것은 초인의 힘이 필요한 일이다.
나의 경우, 전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한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직장에 조금이라도 더 있으면 내 자신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또한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업무를 하는데 하루의 8시간씩이나 할애하는 것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일을 먼저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찾기 전 책을 읽고, 교육을 듣고,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난 이렇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듯한 기분을 더 이상 느끼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직무로 전환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니 만큼 그 여정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다. 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불안을 경험하며 자존감이 땅끝까지 추락하기도 한다. 하지만 직무를 전환하고자 한다는 것은, 또한 내가 나 자신으로, 나답게 살고자 한다는 것이다. 책 데미안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내 속에서 스스로 솟아나는 것, 바로 그것을 살아보려 했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나 자신으로 살아보고자 추구하는 것은 참 어렵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는 것이 바로 우리가 성숙한 인간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직무 전환을 시도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