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는 것의 지혜

나는 거북이

by jooni

'이번 주까지는 끝내야 해.' '조금만 더 하면 돼.' '남들은 다 하는데 나만 못 하겠어?' 이런 생각들로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만 했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완벽하게. 그 욕심이 무리를 만들었고, 결국 나를 멈춰 서게 했다.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지치거나, 아니면 모든 게 그냥 싫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이 내 삶의 전부인 것처럼 굴었다. 밤을 새워가며 일했고,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잘되지 않거나 문제가 생기면 모든 것이 내 부족함 때문이라고만 느꼈다. 일도 삶의 일부분일 뿐인데, 일 하나에 내 삶 전체가 좌우되는 것처럼, 그게 전부인 것처럼 생각했다.


결국 고장 난 기계가 멈춰 서듯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멈춰 서고서야 깨달았다. 일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 단순히 일부분이라는 것을. 몸과 마음의 상태를 제대로 살피며 무리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다. 억지로 그 이상을 하려다 보면 다음 날엔 아무것도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욕심부려 무리하면 오히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일주일을 무리하면 한 달이 무너지고, 한 달을 무리하면 한 해가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니 무엇보다 나의 현재 상태를 돌아보게 되었다.


마라톤을 떠올려본다. 처음부터 전력 질주하는 사람은 완주하기 힘들다. 결승선까지 완주하는 사람은 자신의 호흡을 알고, 자신의 속도를 지킨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멈추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나의 글쓰기도 다르지 않다. 그저 매일 쓰는 게 목표다. 어떤 날은 한 페이지를 술술 써내려 간다. 또 어떤 날은 한 줄도 힘들다. 반드시 오늘 써야 한다는 목표보다 쓸 수 있는 만큼 쓰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중요한 건 매일 쓰는 것이지 분량이 아니라는 사실.


무리하지 않으니 오히려 꾸준해졌다. 부담을 줄이니 지속 가능해졌다. 그렇게 일도, 글쓰기도, 나아가 삶도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오늘 못한 일은 내일 하면 된다. 오늘 배우지 못한 것은 내일 배우면 된다. 그렇게 마음먹으니 조금은 뻔뻔해졌다. 하루 이틀 늦는다고 인생이 망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다독이게 되었다.


세상은 빠름을 요구하지만, 나의 속도, 우리의 속도로 가면 된다. 남들이 뛸 때 걸어도 된다. 남들이 열 개 할 때 세 개 해도 된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오늘 무리하지 말자.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일도, 모레도 계속할 수 있다면 결국 원하는 곳에 도착할 테니까.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일도, 관계도, 삶도 내가 이끌어 나가자. 휘둘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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