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의 완주, 토끼의 포기

나는 거북이

by jooni

어린 시절 읽고 듣고 배운 우화 속 거북이와 토끼 이야기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늘 조금씩 달라지곤 했다. 대부분은 거북이가 옳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나는 이 이야기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 그리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느냐를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토끼는 빠르다. 단숨에 결승선에 도달할 수 있지만, 쉬고, 상대를 얕잡아보고, 결국 결승점에 도달하지 못한 나쁜 경우로 묘사된다. 하지만 나 또한 그러한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내가 많이 알고 있다고, 경험이 많다고, 누군가를 무시하고 훈수 두고 지적한 적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나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으로 누군가를 안타까움과 무시의 시선으로 바라본 적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도, 우리 모두가, 거북이와 토끼 두 주인공을 동시에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전하는 교훈, 내가 배우고 싶은 마음의 자세는 분명하다.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 것. 뒤처져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토끼의 장점은 분명하다. 빠른 출발, 순발력, 화려한 질주. 하지만 이야기 속 토끼의 단점도 또렷하다. 쉽게 지치고, 쉽게 만족하고, 쉽게 포기한다는 것. 앞서 있다는 안도감에 취해 중간에 멈춰 선다. '이 정도면 됐지' 하며 쉬어간다. 그러다 결승선을 놓친다.


거북이는 달랐다. 느리지만 멈추지 않았고, 남들이 쉴 때에도 묵묵히 걸었다. 거북이에게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었고, 멈추지 않는 것이었다.


삶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과 같다. 일도, 관계도, 꿈도 모두 긴 호흡으로 이어가야 하는 것들이다. 처음의 시작, 그 한순간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누구보다 빠르게 나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차이는 1년, 5년, 10년 후에 드러난다. 그러기에 내가 가져야 하는 마음자세는 명확하다. 꾸준하게,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것.


나는 여전히 느리다. 모든 것에 남들보다 오래 걸리고, 시간이 많이 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나아가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먼저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가는 것이다. 화려한 출발이 아니라 묵묵한 완주다. 모두가 화려한 출발과 빠른 속도를 칭찬할 때, 거북이는 그저 자기 길을 간다. 그리고 언젠가 결승선에 도착한다.


나는 거북이처럼 완주하는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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