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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엄마HD아들 Dec 03. 2023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우리가 쓰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

독서모임에서 읽을 책으로 김종원 작가의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를 골랐다. 글쓰기를 적극적으로 내 일상에 들여놓은 지 8개월 차가 된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글이 삶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쉬지 않고 계속 글을 쓰는 인생을 산다는 의미 일까? 나의 일상들이 글이 된다는 생각은 해보았지만 글이 나의 삶이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저 글쓰기는 내 인생의 일부일 뿐이지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저런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을 덮는 순간 큰 깨달음을 얻었다.



삶은 곧 글이 되고,

내가 쓴 글은 곧 나의 삶이 된다.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다.    




 


책을 읽고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인생의 고비를 맞이했던 순간에 내가 왜 책과 글쓰기를 붙들었는지 말이다. 살려고, 살아보려고 그랬던 것이다. 나름대로, 본능적으로 살길을 찾은 것이다.


경력이 단절된 시간 동안, 살아오면서 길렀던 나의 능력들을 다 잃어버리고 ‘0’의 상태로 돌아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책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뿐이었다. 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글은 다시 나를 살게 하였다. 이 책은 그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사실 나는 글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나의 글쓰기 인생이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내 기억 속에 글쓰기라고는 초등학교시절 쓴 일기들과 글짓기 대회에 출품한 몇 개의 작품, 그리고 학교신문에 두어 번 올라간 글과, 학습지 선생님의 지도아래 썼던 논술 글쓰기가 전부다.


어린 시절에는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을 종종 받았기에 글쓰기 하면 그냥 막연하게 내가 잘하는 것,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중학교에 진학한 후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험 속에 독서와 글쓰기는 그저 쉬는 시간을 갉아먹는 존재로 전락해 버렸고, 일기마저 꾸준히 쓰지 못하면서 글쓰기는 내 삶에서 점점 사라져 갔다. 엄마가 된 이후에도 다들 쓴다는 육아일기조차 쓰지 못했으며, 내가 펜을 들어 글씨를 쓰는 순간이라고는 아이들의 공부를 봐주거나, 각종 서류에 사인을 할 때뿐이었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매일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시간이 나면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쓰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글을 열심히 쓰다가도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도대체 왜 글을 써야 하는 가? 글을 써야 하는 인생이 따로 있고, 글을 쓰지 않아도 되는 인생이 따로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가?      


글을 쓰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의문들의 답을 찾기 위해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아보고 정리해 보았다. 우리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8가지다.      


첫 번째, 글은 사람들 간의 생각, 감정,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글쓰기를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 나 또한 글을 통해 사람들과 다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며 그 속에서 기쁨을 누리고 있다.      


두 번째, 글쓰기는 지식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고서, 기사, 논문 등을 통해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글이 있었기에 인류는 개인이 가진 지식과 정보들을 기록하고 전달하여 눈부신 발전을 이룩할수 있었다.     


세 번째, 글은 기록을 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특별한 경험, 아이디어, 사상, 개인적인 일기부터 비즈니스 보고서까지, 글은 어떠한 내용을 영구적으로 남길 수 있는 매체이다. 글이 없었다면 우리는 선조들의 지혜와 역사를 배울 수 없었을 것이다.  

   

네 번째, 글쓰기는 창의성을 표현하고 발전시키는 도구다. 문학 작품이나 시를 통해 예술적 감각을 표현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다. 우리의 생각은 흐르는 액체상태로 존재한다. 글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과 표현들을 붙잡아 고체화시키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다섯 번째, 글쓰기는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생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던 고민, 문제, 감정들이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명확해지고 단순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여섯 번째,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또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글을 쓰는 과정 속에서 나의 가치관과 욕구들이 드러난다. 우리는 글을 통해 반성을 하기도 하고 치유를 하기도 하며 사랑을 전하기도 한다.     


일곱 번째, 글을 쓰는 과정 자체가 학습과 성장을 도모한다. 자신의 생각을 다듬고 표현하는 능력은 지속적인 학습과 발전을 이끌어 낸다. 우리의 뇌는 글을 쓸 때 글을 읽는 대상을 고려하고, 나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구조화를 하며, 알고 있는 지식, 정보와 나의 생각과 경험들을 글에 녹여내는 등의 고차원적인 활동을 한다. 글쓰기를 통해 지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여덟 번째, 글쓰기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 직업적인 측면에서도 글쓰기는 중요하다. 이메일, 보고서, 제안서 등을 효과적으로 작성하는 능력은 직업적인 성공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텍스트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글쓰기 능력이 없다면 도태되는 세상이 왔다.   

  

글쓰기가 개인적, 학문적, 직업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기술로 여겨지는 세상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글을 쓰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글을 통해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우리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글, 글은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하며, 어떻게 우리의 삶이 되는 것일까?


'김종원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글로 쓸 수 있는 말만 해라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말은 곧 글이 된다. 그러나 글로 쓸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삶을 산다면 글을 쓰기 어려워진다.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다. 가장 좋은 것을 쓰고 싶다면 가장 좋은 삶을 살 면된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삶이란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이 아니다. 나다운, 내가 원하는, 내가 당당한 그런 삶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우리의 삶은 자연스레 글이 되고 그 글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그리고 또 마음에 와닿은 내용이 있다.     



글을 쓰기 어렵다는 것은 쉬운 인생을 살았다는 것이고,
글을 쓰기 쉽다는 것은 어려운 인생을 살았다는 것이다   


어려운 인생을 살았다는 것은 인생을 고통스럽고 힘들게 살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살면서 내가 본 것, 들은 것, 경험한 것을 끊임없이 되뇌고, 사색하고 또 기록하며 치열하게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늘 마주치는 일상의 순간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아무런 생각 없이 인생을 살았다면 그가 쓴 글은 작은 바람에도 날아가는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 고로 우리는 일상속에서 매 순간 흩어지는 생각과 감정들을 붙잡아야 한다. 그리고 치열하게 생각해야 한다.     


작가는 이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 말고, 다른 사람들이 본 것 말고, 자기가 본 것을 늘 생각하고, 더 생각하는 사람만이 마음을 울리는 글을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쓴 글에 자신을 가지라고 한다. 비평을 받을까 걱정하지 말고 믿으라고 한다. 자신이 쓴 글을 믿는 것은 자신이 글로써 도움을 주기로 한 사람을 향한 사랑과도 같기 때문이다.      


나도 8개월간 글을 쓰면서 타인의 평가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내면의 인정욕구와 비판에 대한 걱정이 나를 부자연스럽게 만들었다. 내 생각을 자유롭게 썼지만 혹시나 있을 수도 있는 비판을 걱정하여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그런 나에게 일침을 가하듯 김종원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자꾸만 글 뒤에 숨지 마라   



내가 쓴 글에 자신이 없어서, 비판을 받고 싶지 않아서 계속 글 속에서 설명을 하게 되는 것이다. 비판에 흔들리지 말고 나의 주장을 확실히 해야 한다. 내 글을 읽어 주었으면 하는 사람들 외에 다른 이들이 하는 비판은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나의 글을 읽는 사람이 내가 되던 타인이 되던 그 대상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쓰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을 믿자.      


지금 이 순간, 글을 쓰면서 내가 가졌던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았다. 우리가 글을 쓰며 살아야 하는 이유 말이다.


글을 쓰지 않아도 살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쓰면 더 잘 살 수 있다



내가 살고 싶은 대로 글을 쓰고, 그 글이 마법의 주문처럼 실현되는 삶, 작은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감사히 살고, 그것이 또 하나의 글이 되는 삶. 글이 삶이 된다는 것은 이런 게 아닐까.    

  

글이 삶이 되고, 삶이 글이 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 아름다운 순환 속에 나를 던져보려고 한다. 다시 글을 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젠 안다.


긴긴 시간 동안 글을 쓰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글을 쓸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살았기에 이제 쓰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쓰자,
그동안 쌓아두었던 마음의 응어리들을
다 풀어버리자.
그리고 살자,
더 나은 내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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