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열

투-둑 하고 끊어졌다.

by ideal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을 때 찾아오는 당혹감은 이루 설명할 수 없다. 숨 쉬는 것에 통증이 동반할 때, 걸음 내딛는 것조차 어색하고 통증이 느껴질 때. 근래 미쳐있는 풋살은 내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다. 다만 아무 조건 없이 앗아가진 않았다.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기대와 설렘. 그리고 거친 숨과 두 다리를 타고 느껴지는 탄력감은 나에게 도파민을 선물했다.


넷째 주 금요일, 신발끈을 꽉 조이고 인조잔디를 내달렸다. 상대의 공을 차단하기 위해 두 다리를 던져 공을 밖으로 밀어냈다. 차마 각도를 올바르게 돌릴 틈이 없었고, 왼발은 그대로 땅에 꽂혔다. 기괴한 소리가 온몸을 타고 귀에 흘러 들어왔다.

"투둑."

난생처음 느껴보는 통증이었다. 넘어진 몸을 다시 일으켜려던 찰나, 발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함께 뛰시던 분들은 우르르 몰려와 나를 걱정했다. 상태에 관한 여러 질문을 하곤 나를 부축해 밖으로 옮겼다. 그때 오간 이야기는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집으로 도착하니 몹시 피곤했다. 샤워를 하곤 편의점에서 사 온 압박 붕대로 발목을 칭칭 감았다. 그 상태로 미용실도 갔다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참 용하다.


다음 날 아침, 발목은 꽤나 부어있었다. 나는 살짝 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고, 내 생각에 대한 전문가의 확언을 받아내기 위해 가까운 병원으로 향했다. 감사하게도 토요일 13시까지 진료하는 정형외과에 절뚝거리며 들어섰다. 의사 선생님은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 결과를 들여다보시며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왼쪽과 뒤꿈치 인대 파열. 발목에 고인 피를 빼내시기 위해 주사기를 꽂으셨다. 절망스러웠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들어온 모습과는 달리 깁스를 감고 병원에서 나왔다.


집으로 돌아와 세수를 했다. 병원을 가기 전에 돌려둔 빨래가 끝났음을 알리는 소리가 적막을 깨고 울려 퍼졌다. 힘겹게 몸을 숙여 세탁기로 손을 뻗었다. 동그란 유리에 비치는 처량한 다리, 몰려오는 서운함. 한쪽 다리에 의존하며 빨래를 널었다. 집안일 하나 불편해진 지금에야 느껴지는 사소한 것의 감사함. 당연하게 여긴 것들의 소중함. 나름의 배움과 의미를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