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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해피 Sep 03. 2024

현실! 객관적이어야 해!

샵인샵 브랜드 입점 결정 전 혼란

육회야문연어 수원율전점 점주로

일한 지 5개월이 넘었다

하루도 쉼 없이 달려온 탓에

몸이 많이 쇠약해졌다

오픈 전 체중보다 6킬로가 빠졌다

하루 한 끼 먹기도 어려웠다

한두 끼 먹고 새벽까지 일을 해야 했으니

체중이 안 빠질 수가 없었다

어렵게 시작한 사업, 어렵게 결정한 사업이니

내가 처음 생각했던 그 결과, 그  성과를

이뤄내고 싶었다

열심히 하루하루 노력한 덕분에

조금씩 매출이 좋아지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나와 남편 노동값에

못 미치는 매출이라 올해 말까지

내가 원하는 그 기준까지 가려면

더 달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어렵사리 샵인샵 브랜드를 알아보고

추진 중에 있었다


그런데...

주말만 알바가 그간 일해왔는데

알바까지 몸이 안 좋아져서

현재는 내가 온전히 일을 해 내고 있다

남편이 퇴근 후 12시 이전까지는

도와주고 있지만 남편도 퇴근하고

피곤하기 때문에 최대한 집으로

빨리 보내려고 하고 있다


아이들도 엄마 아빠가 오래 집을 비우고

혼자 잠이 들어야 하니 심리적 결핍도

문제가 되고 있다

아이들이 사춘기 이전이라서

엄마 아빠 하라는 대로

그럭저럭 지내고 있지만...

사춘기가 시작되면 그것도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듯싶다


주변 지인 한 분이 나에게

젊었을 때 겁 없이 일! 일! 일!

돈돈돈! 하며 일했더니

지금 내일모레면 60을 바라보는

그분. 지금은 몸 여기저기 안 아픈 곳 없이

아파서 젊었을 때 벌었던 돈

병원비로 다 쓰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지금 그분의 이야기가

그 어느 때보다 뼛속까지 이해가 되는

이유는 바로 나도 5개월가량 달렸더니만

몸에 조금씩 무리가 오는 것 같아서이다

나도 40대 후반을 달려가고 있는 시점이라

이제는 몸, 건강을 신경 안 쓸 수가 없다


내가 이 일을 시작한 이유가

죽어라 일만 하며 돈을 벌기 위해

한 건 아닌데...

뭔가 잘못 돼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중간 점검이 필요했다


내가 이 일을 시작한 이유를 늘어놓자면...

첫 째, 새로운 일을 통해 성장이란 걸 하고 싶었다

두 번의 고시원 사업을 통해 많은 성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꾸준한 현금흐름이 필요했다

부동산에 돈이 묶여 있어서 원활한 현금흐름이

중요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데 남편 월급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두 아이는 축구로 성공하고

싶어 하는데 두 아이를 축구선수로 키우려면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 축구선수가 안되어도

네 가족이 돈 걱정 없이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

사실 배달요식업 장기적으로 내가 운영할 생각은

없었다 초반에만 어느 정도 기반을 만들어 놓고

풀오토, 즉 직원을 고용해서 운영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지금 5개월 동안 그것 하나만 바라보며

일해온 것이 사실이다


셋째, 다양한 사업 경험을 통해 의욕 없고 꿈 없이

살아가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동기부여를 해 주고 싶었다

나 같은 동네에 남아도는 아줌마 '동남아'도

무언가를 도전해서 돈도 벌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


세 가지 이유 외에도 분명 더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는 이렇다


그런데 이 일을 5개월가량 하면서

몸이 힘들다 보니

결국 내가 원하는 세 번째 이유

즉 동기부여하기 위해서는 책도 출판해야 하며

그 외 여러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공부 또한 필요한데

그 일을 전혀 할 수가 없어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이 사업 시작 전까지 6개월가량 공을 들여

책 출판을 위해 초고작업도 해 왔는데

퇴고작업 시작 즈음에 이 일로

글 쓰는 일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육회야문연어를 시작한 것에

후회는 없다

단지 힘든 과정에 있을 뿐이다

처음에 생각했던 그 기준에 다가가기 위한

몸부림이라 생각한다


샵인샵! 9월 9일 오픈 예정이었다

그런데 오늘 담당자에게

한 달 딜레이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한 달의 시간 동안 난 뭘 준비해야 할까

정말 샵인샵 넣는 게 맞는 것일까

직원도 없는 상태로

비실비실한 내 몸 상태로

샵인샵까지 넣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 객관화!

난 열정만 앞섰지 객관화, 현실적인 부분을 놓친 건

아닌지...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일단 한 달의 시간!

그 시간 동안

난 몸을 회복해야 한다

건강기능 식품 열심히 먹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지금까지는 연중무휴로 운영해 왔지만

한 달에 최소 2회는 휴무를 가질 것

운영시간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현재는 오후 4시부터 새벽 3시까지인데

오후 5시부터 새벽 1시나 2시 정도로

조정해 볼 생각이다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그 성과를 100프로 달성 못해도

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두 아이들 키우며

내 몫 이상을 하고 있다


남편에게 서운한 게 있을 때

아이들이 내 마음 같지 않게

나를 힘들게 할 땐


'내가 왜 굳이 이런 힘든 일을 시작했을까?'라며

상대를 탓하기도 했다

누구를 위해서만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억울함이 올라왔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난 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나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시작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나 성장'이 큰 이유였기 때문이다


아이들 잘 키우겠다며 이 일을 시작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니, 난 두 아이들도 잘 키우고 싶지만 무엇보다

내 성장이 우선이며 내가 행복하기 때문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거야'라며 대답해 준 적이 있다


내가 지금 이 순간

열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열정만 앞서서 겁 없이

일만 벌이기보다는

이성적으로 내가 이 것을 감당해 낼 수 있는지

잘 따져가며 하나씩 일을 진행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렇다

객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달렸으니

이제 잠시 멈춤 모드로

나를 제대로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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