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3주의 발견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3주가 흘렀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 담긴 장면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는 지금, '정치인 대통령'이 아닌 **'행정가 대통령'**을 보고 있다.
보통 새 정부가 시작되면 화려한 수사들이 앞선다.
‘적폐 청산’, ‘국민 통합’, ‘공정과 상식’ 같은 문장이 언론을 도배하고,
대통령의 메시지는 상징과 선언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이재명은 말을 줄이고 현장으로 향했다.
갈등이 있는 곳으로,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으로.
그는 수해 대비 점검 회의에서 단순히 보고를 받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직접 도로 하수구 청소를 지시했고,
폭우 속에서도 사고 없이 업무를 마친 현장 공무원들에게는 보상 검토를 명령했다.
현장 상황을 듣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듣고 즉시 해결책을 실행에 옮기는 방식이었다.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무안-광주공항 통합 문제에도 적극 나섰다.
이전 정부들이 미뤄둔 사안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중앙정부 주도의 6자 협의체 TF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갈등의 정중앙으로 걸어 들어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조정안을 만들겠다는 태도였다.
또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공무원을 구조조정의 희생양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인력 운영 방식, 행정 효율성, 이전 비용 문제까지 함께 고려한 균형 있는 해법 마련을 지시했다.
지역 균형 발전과 공공기관 재배치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그는 한 사람의 노동과 삶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이러한 ‘행정가 대통령’의 모습은 첨단 산업 현장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6월, 울산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직접 참석한 그는
"AI 3대 강국 실현은 대한민국의 국가 전략"이라 선언했다.
현장에 나온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일일이 듣고 즉시 응답했으며,
그 자리에서 정책실장을 호출해 해결책을 논의하는 모습은
형식보다 실행을 중시하는 이재명식 행정의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GPU 50만 대 확보’, ‘6G 네트워크 추진’, ‘국민펀드 100조 조성’ 같은 로드맵 역시
공허한 선언이 아닌, 실행 계획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경제에 있어서도 그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코스피 지수 3,000선 돌파 소식이 전해지자
“정책 효과가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며 환영했고,
자본시장 활성화 TF를 즉시 구성하라는 지시도 곧바로 내렸다.
단순히 성과를 자축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 구조 개선, 세제 혜택, 투자자 보호 정책까지 연결되는 실행 흐름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국정 운영 방식은 노동·교육·청년·지역균형 같은
전통적인 갈등 영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노동정책에서는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하며,
단순한 ‘워라밸’ 담론을 넘는 생산성 중심의 일자리 개혁을 예고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이 주목된다.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권역별 지역 거점 국립대(강원대, 경북대, 전남대 등)**를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이 계획은
단순한 상징이 아닌 구체적인 재정투자와 제도 개선을 수반한다.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서울대의 70~80% 수준까지 인상,
우수 교수진 확충, 연구소 설립,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라는
분명한 목표 아래 연간 약 3조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청년 정책에 있어서도
주거, 일자리, 학자금 대출 문제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직접 반영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실용성과 체감도’라는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이유다.
지역균형발전 역시 방치하지 않았다.
광주·전남 타운홀 미팅을 통해 지방이 직접 주도하는 초광역 전략을 내세우며,
기존의 수도권 집중 구조를 실질적으로 해소하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5극 3특’이라는 5개 초광역 경제권과 3개 특화 자치권(강원·전북·제주) 전략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투자와 권한 이양을 전제로 한 구조였다.
물론, 3주라는 시간은 정책의 결과를 말하기에는 턱없이 짧다.
그러나 그가 선택한 스타일, 방향, 실행 방식만큼은 이미 분명하다.
정치적 갈등을 연출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는,
갈등이 생기는 현장으로 들어가 중재하고 조율하며
실질적 변화를 만들려는 사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은 바로 그런 리더다.
정치는 멈추고, 행정을 시작한 대통령.
대한민국에 필요한 대통령은 바로 이런 대통령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