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의 한국 귀환을 기다리며

Part1 :푸바오와의 아픈 이별과 환경에 대해

by Shining Sun


어느 날, 사랑스러운 아기 판다였던 성격 좋은 러바오와 사람을 경계하는 새침데기 아이바오의 영상이 나에게 소리 없이 다가왔다. 그 이후 알고리즘이 연결해 준 전지적 할부지 시점을 통해 아이바오와 푸바오의 모든 것이 나와 하나가 되었다. 예쁜 그들을 통해 힐링하였고, 마치 내가 푸바오를 키우는 듯 애틋했다. 영상에선 아직 멀었지만 언젠가 가야 할 중국에 관한 이야기가 이별을 암시하고 있었다. ‘중국으로 떠나기 전 꼭 푸바오를 만나야지.’ 결심했지만, 현실은 나를 차갑게 외면했다.


나의 눈물 버튼 푸바오! 그 아이가 떠나던 날 나는 TV를 보며 엉엉 울었다. 그렇다. 나는 푸덕이이다. 그것도 열혈 푸덕이! 푸바오를 만나려면 에버랜드에 가야 했다. 놀이 공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에 서울랜드를 아이와 자주 갔던 것 외에는 에버랜드라는 곳을 평생 가 본 적이 없었다. 예약에서부터 뭔가 커다란 장벽에 부딪혔다. 우여곡절 끝에 힘들게 예약했고, 아이와 새벽에 출발하여 7시에 도착했다. 길고 긴 줄을 섰다. 흐리던 하늘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폭포처럼 콸콸콸 쏟아지는 것이 아닌가! 앗! 나와 아들은 급히 우산을 썼지만, 아무 소용없이 옷이 다 젖었다.


우리 앞의 키 큰 가족들의 우산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물은 우리의 발을 얼어붙게 했다. 춥고, 축축했지만, 우리 사랑 푸바오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아이와 독하게 버텼다. 엄마에게 끌려온 우리 아이는 아마도 더 힘들었을 것이다. 아이는 게임을 하며 버티고 있었다.


아뿔싸! 휴대전화기 충전이 덜 되었다. 낯선 에버랜드에 예약하는 법을 알아내고 여러 가지 복잡해 보이는 것을 유튜브로 공부하느라 잠도 충분히 못 자고 보조배터리까지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나와 아들의 휴대전화기는 구매한 지 3년이 넘어서 그 당시에 뭔가 자꾸 버벅거렸고, 배터리가 아주 빨리 닳았었다. 핸드폰을 바꿔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바쁜 일정에 새로 사지 못하고 고생하고 있었다.


오늘도 여지없이 핸드폰의 배터리가 꺼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바쁘더라도 휴대폰 매장에 갔어야 했는데.’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옆에서 게임을 하는 아들에게 에버랜드 앱을 켜도록 하고 입장 전 미리 앱을 실행해서 열어두도록 당부했다. 언제나처럼 예의가 바르고 착한 아들은 ‘네’하고 앱을 열어 보였다. 입장하고서도 또 길고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뉴스와 유튜브에서 푸바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고, 여러 시간의 대기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곧 우리 푸바오를 만나는구나!’

설레는 맘을 안고 아들에게 다시 한번 당부했다.

“입장할 때 앱을 보여드리고, 들어가자마자 스마트 줄 서기 바로 누르고 달리자.”

우리 차례가 되었고 아들에게 말했다. “앱 보여드려.”


하지만, 앱이 열리지 않고 통신장애가 생겼다. 분명히 몇 분 전에 열어두었는데, 무슨 일인지 어이없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다시 하고 또다시 해도 휴대전화기는 계속 버벅거리기만 했다. 날씨도 춥고 궂은데도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휴대전화기 사양이 달리는 핸드폰은 미리 열어두고 잘하지 않으면 통신장애가 생길 수도 있었던 것이었다. 티켓을 복사해 둔 것도 없으니 답이 없었고, 근처 편의점에 가더라도 한참 후 충전해서 들어가도 너무 사람들이 많기에 푸바오를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들에게 다그쳐 물었다. “잘 열려 있던 어플이 갑자기 왜 안돼?”

아들은 말했다. “에버랜드 어플 열어놓고 동시에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안 열리네요.”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말했다.

“미리 열어두고 다른 어플은 실행하지 말았어야지!”

아들은 미안해하면서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방법이 없었다. 그냥 집에 돌아오는 수밖에. 속상했지만 아들에게 화가 나는 것을 참았다. 사실 내 부주의였다. 내가 휴대전화기를 미리 바꾸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다른 날을 다시 잡고 꼭 와야겠다.’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하루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너무 바빴다. 그래서 여름휴가로 에버랜드에 가기로 일정을 짰다. 바오가족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는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말했다.

“여름휴가로 아들이랑 푸바오 보러 갈 거야.”

이 말을 들은 연주 엄마가 말했다. “나도 애들이랑 같이 갈게.”

나는 더욱 신이 났다. 아들과 둘이 가는 것보다 여럿이 가면 더 즐거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 그럼 내 차로 가자. 7인승이니 같이 갈 수 있겠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날이 되었다. 연주 엄마에게 출발하자고 전화했다.

“언니, 미안해! 애들이 가면 다 같이 가겠다는데 다들 덩치가 어른보다 크니 언니 차에 다 타지는 못할 것 같아. 한 녀석도 빠지려고 안 하니 못 가겠어. 미안해.”

나는 대답했다.

“알았어. 우리끼리라도 가야지. “

연주 엄마가 덧붙였다.

“그런데 언니! 언니 건강도 안 좋은데, 푸바오 관람을 위한 줄도 너무 길잖아. 이 더위에 Q-PASS도 없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이 말을 듣고 나니 갑자기 김이 팍 빠졌다. 그래도 간다고 다시 말하긴 했지만, 이것저것 검색을 해 보니 정말 걱정도 되었다. 그날은 그래서 포기했다. 속상했다.

하지만 푸바오를 보고 싶은 마음은 점점 더 강해졌고, Q-PASS를 구하려고 이리저리 알아보았지만 한참 후 미래 날짜에도 이미 모두 매진이었다. 원래 내 생각대로라면 Q-PASS 상관없이 즐겁게 몇 시간이고 기다렸을 것인데,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Q-PASS 없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결국 에버랜드에 못 가고 말았다.

이렇게 24년 4월 3일 푸바오는 중국으로 떠났다. 이렇게 그리운 푸바오를 눈앞에 두고 몇 번을 못 보다가 아이를 중국으로 떠나보내게 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이틀 동안 TV와 유튜브를 보며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그리고 중국에 가는 순간부터 푸바오 학대 의혹과 쥐가 들끓는 비전시 구역에서의 상황들이 유튜브를 통해 전해졌고, 우리 푸덕이들을 울게 했다. 푸바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에서 아픔을 나누었다.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CITES 조약에 의해 판다의 소유권은 중국에 있으며 대여만 가능하다. 결국 여기엔 새끼를 나면 다시 중국으로 보내야만 하는 슬픈 상황이 엮어있다. 그렇더라도 푸바오가 가서 더 행복하기만 한다면 우린 만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고생도 그런 고생이 없었다. 사람처럼 지능과 자존감이 높았던 우리 푸바오가 겪은 여러 어려움 때문에 우리 팬들은 십시일반 모금하여 타임스퀘어에 푸바오의 실상을 알리는 광고를 여러 차례 했다. 이후 방사장 환경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푸바오는 두꺼운 털옷을 입고 땡볕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푸바오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나는 푸바오가 떠난 주에 에버랜드 정기권을 구매했다. 먼 거리지만 혼자서 에버랜드에 다니기로 결심한 것이다. ‘루이후이와 아이바오와 러바오만큼은 내가 직접 꼭 보고 말겠어. 있을 때 보아야겠어.‘ 푸바오를 직접 못 보고 떠나보낸 것이 너무 한이 맺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이젠 용기를 내서 나 혼자 자주 가기로 한 것이다.

1년 4개월간 정기권을 이용해 자주 방문하다 보니 이제 판다 박사가 되었다. 판다 똥은 냄새가 안 나고, 판다 똥으로 종이도 만들 수 있고, 판다는 멸종위기종에서 멸종 취약종이 되었다는 것. 푸바오의 엄마 아이바오의 엄마, 즉 푸바오의 할머니 신니얼이 야생화 훈련에서 슬프게 죽었고, 박제가 되어 있다는 슬픈 이야기. 아름다운 그들을 보러 갈 때마다 우리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들이 운명과 슬픔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뜨거운 커피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식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것 처럼, 우주의 모든 것은 결국 무질서를 향해 간다. 이를 과학에서는 엔트로피의 법칙이라 부른다. 자연은 본래 천천히 변하지만, 지구 환경과 우주 공간까지 오염시키며 그 속도를 급격히 앞당긴 것은 인간 문명이었다.


인간이 가속한 환경 파괴는 폭염과 재해로 이어져 사람조차 살기 어려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이 힘든 시대에, 인간보다 훨씬 연약한 동물과 식물들이 겪을 고초는 얼마나 클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판다가 아닐까 싶다. 판다는 원래 육식 동물이었지만 인간의 환경파괴로 먹을 것이 없어져서 대나무를 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 종일 쉼없이 먹고 자고 한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세계는 RE100이라는 이름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약속하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이다.

우리나라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와 RE100 참여를 약속한 점은 반가운 변화로 느껴진다.


우리는 지금 잠시 멈춰서 생각해야 한다. 환경을 위해, 그리고 이 무질서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우리의 연약한 힘으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일까? 거창하고 큰일 말고 작은 일 말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판다들은 그나마 인간이 개입하여 멸종을 모면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우리 푸바오처럼 동물원이나 판다보호시설에서 인간 손에서 자라는 판다들이 있는 것이다. 그 귀여운 판다들은 이미 사람에 의해 태어나고 길러져서 야생에서 살기에는 너무 힘들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야화 훈련을 하다가 죽은 판다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아뭏튼 우리 푸바오의 경우에는 한국의 판다월드라는 동물원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지능이 높고 사람같은 우리 푸바오는 지금 낯설고 물 선 곳에서 적응해가며 살고 있다. 다만 그녀의 중국에서의 삶에 미소가 사라진 것을 슬퍼하는 것은 나만 그럴까? 사랑스런 우리 루이의 미소도 나중에 없어질까봐 두렵다.


그런데 나와 푸덕이들은 왜 그렇게 푸바오에 열광하고 안타까워하고 울기까지 할까?

나의 지인들은 궁금해하고 신기해하기도 한다.

"동물, 곰이 뭐라고 그렇게까지 난리야? 그냥 곰이잖아."


이제부터 내가 푸바오와 바오 가족 덕에 얻게 된 것과 이후 얻은 것들, 삶의 큰 변화들에 대해 천천히 기록해 보려 한다.


※ 말로 다 담지 못한 장면들은 유튜브와 틱톡 영상에 남겨 두었습니다.

푸바오와 바오 가족의 시간을 함께 느껴주세요.


유튜브: https://youtube.com/shorts/xZAuwP77Xo4?si=IsSAynWPTtwn-QJr

틱톡: https://www.tiktok.com/@user426512077/video/7593711736788684050?is_from_webapp=1&sender_device=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