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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퍼레논 May 30. 2024

그래서 왜 대단한데? Led Zeppelin 편 (4)

(3편에서 이어짐)


4. 존 폴 존스가 대단해

멤버 대단해 시리즈도 드디어 마지막이다. 과연 정말 모두가 잘난 그룹이 있을까 싶지만, 레드 제플린이 그렇다. 베이시스트인 존 폴 존스도 대단하다. 그는 왜 또 대단할까?


존 본햄과 비슷하게 그는 만년 밴드의 그림자 신세였던 드럼, 베이스 같은 리듬파트 악기의 가치를 전면적으로 재고하게 만든 연주자이다. 존 본햄처럼 무지막지한 파워와 현란한 리듬감을 앞세우는 연주자는 아니지만 적재적소 밴드 음악에 가장 잘 어울리는 리듬을 새기는 베이스 연주자이지만, 화려한 솔로잉 또한 필요하다면 현란하게 펼칠 수 있는 연주자이다. 그는 지미 페이지와 함께 레드 제플린에 합류하기 전부터 세션 아티스트계에서 크게 명성을 떨치던 세션맨이기도 했기에 음악의 분위기와 장르에 맞는 다양한 스타일의 연주를 능란하게 연주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났다. 그렇기에 레드 제플린의 음악에 존 폴 존스의 능력은 매우 중요했다. 지미 페이지가 감독이었다면 그는 연출가였다. 레드 제플린 음악의 맛을 낸 셰프라고도 할 수 있다.


만돌린을 연주하는 존 폴, 키보드를 연주하는 존 폴

그가 레드 제플린 음악의 뛰어난 연출가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그가 록 역사에서 손에 꼽히는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Multi Instrumentalist 다양한 악기를 그저 흉내 정도가 아니라 레코딩과 라이브에서 선보일 수 있을 정도의 숙련도를 지닌 멀티 연주자) 이였기 때문이다. 초기 레드 제플린이 선보였던 켈틱 포크나 컨트리 록은 그의 능숙한 만돌린 연주가 없었다면 불가능했고, 중기 이후의 실험적인 프로그레시브 록 사운드에 그의 키보드와 오르간, 멜로트론 같은 건반연주가 없었다면 시도조차 못했을 것이다. 비주얼부터 퍼포먼스까지 당대의 슈퍼스타였던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 격렬하고 파워풀한 드러머 존 본햄이 프론트 라인에서 밴드의 이미지와 외견을 대표할 수 있었던 건 숨은 “음악고수” 존 폴 존스가 뒤에서 든든한 뼈대를 이루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감독 지미 페이지의 헤로인 중독이 절정에 이른 시기, 존 본햄 생전 제플린의 마지막 작품 In Through The Out Door(1979)에서 비틀거리던 지미의 빈자리를 멱살 잡고 하드캐리하는 건 존 폴 존스의 역량이었다. 이 앨범은 그의 베이스와 각종 건반연주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후기걸작이다. 그의 대단함을 느껴보고 싶은 독자라면 어서 In Through The Out Door의 플레이버튼을 누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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