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에서 이어짐)
마지막 대단한 부분은 밴드 그 자체가 대단하다. 계속해서 설명했 듯 전부 대단한 연주자들이자 뮤지션 넷이 뭉쳤는데 이들은 1980년 존 본햄이 향년 32세로 사망하기 전까지 네 명의 멤버들이 똘똘 뭉쳐 활동을 이어갔다. 이들이 1969년 데뷔를 했으니 그래봐야 10년 남짓이지만 이들의 끈끈한 우정은 존 본햄의 사망과 함께 밴드의 해산을 결정할 정도였다. 멤버의 탈퇴나 사망 이후 다른 멤버를 맞이하여 계속 활동을 지속하는 밴드도 많다. 하지만 제플린호는 더 이상 비행하지 않기로 합의를 하고 퇴역을 결정한다. 그들은 최정상의 자리에 있었다. 계속 활동한다면 소속사나 그들 자신이나 막대한 수익이 보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돈 보다 명예보다 친구와의 우정을 택했고 일말의 머뭇거림 없이 해산했다.
그들은 일명 “ 마지막 히피 밴드 “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이들이 1960년대의 말미에 데뷔하여(1969년 첫 앨범 발매) 1960년대의 음악을 대표하는 블루스, 사이키델릭 록, 포크 록과 히피즘의 자연친화적인 신비주의 사상을 한데 뭉쳐 적절히 블렌딩 한 음악을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새로운 듯 새롭지 않은 제플린의 음악은 1970년대에 들어 하드 록, 헤비메탈로 진화하며 새 시대를 열어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은 창조자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블루스 록과 사이키델릭 록, 포크 록과 같은 위대한 전통의 반석 위에 제플린호라는 거대한 비행선을 주조해 낸 아티스트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최후의 히피 밴드이자 히피시대 가치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히피시대가 이룩한 예술적 가치를 무기로 1970년대 전 세계의 그 누구보다도 높고 멀리 날았다. 나는 1960년대라는 사회, 예술적 혁명의 10년을 농축한 결과물이 레드 제플린이라 생각한다. 세상의 변화와 계몽을 꿈꿨던 히피들의 꿈이 낳은 시대정신은 레드 제플린을 통해 미래로 나아갔다. 그렇기에 그들은 위대하고 숭고한 아이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