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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셋진 Aug 07. 2023

구겨진 마음의 주름을 다려주는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아픈 기억을 지워드려요.


내가 이 책을 마주하게 된건 어느 날 교보문고에 가서 베스트셀러 출간 책 쪽을 보다가 1차적으로 표지와 책 제목에 이끌려 책을 살펴본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었던 수 많은 상처와 아픈 기억들을 마음 속에 꽁꽁 숨겨두며 각자의 극복 방법들을 통하여 상 생활을 위한 가면을 쓰고 지낸다.

그 가면 뒤에는 조금이라도 자잘한 스크래치를 냈을 때 부서질 것만 같은 마음의 얼룩 구슬이 굴러다니고 있다.


나 또한 누군가와는 다른 혼자만의 과거의 힘들고 아픈 기억과 마음의 얼룩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그 당시에는 직접적으로 그 상황을 마주해야 했기 때문에 준비도 안된 채 날카로운 힘을 마주해야 했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상처가 아물고 다시 생각 했을 때

그래, 그런 기억이 있었지 하며 씁쓸하게 곱씹을 수 있는 정도는 된 것 같다. 지만 그 기억과 얼룩이 무뎌졌을 뿐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님을 의미한다.

2차적으로 책의 뒷면을 살펴보았을 때 이러한 글이 적혀져 있었고 마음에 와닿아 손이 갔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마음의 얼룩과 아픈 기억을 이 곳에서 지울 수 있다면 과연 어떤 느낌일까? 라고 잠깐이지만 스치는 상상도 해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탁소가 문을 엽니다


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아픈 기억을 지워드려요.

당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구겨진 마음의 주름을 다려줄 수도,
얼룩을 빼줄 수도 있어요.

모든 얼룩 지워드리니다.
오세요, 마음 세탁소로.

-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책 '뒷면'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쓴 작가 '윤정은'님은 모토가 살며 사랑하며 이야기의 힘을 믿고 오늘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2012년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소설 부문 은상을 수상했으며,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사실은 이 말이 듣고 싶었어], [여행이거나 사랑이거나] 등 힐링 에세이에 관한 여러 책을 쓰셨다.

현재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윤정은의 책길을 걷다'를 진행하고 있으시다고 한다.


책의 첫 시작은 독자들에게 진정한 행복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는 것으로 먼저 시작한다.

만약에 말이야.
후회되는 일을 되돌릴 수 있다면,
마음에 상처로 새겨져 굳어버린
얼룩 같은 아픔을 지울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해질까?

정말 그 하나만 지우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책 '본문'


처음에 책에 적혀져 있는 글귀로만 봤을 때, 그저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라는 곳에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마음의 얼룩과 아픈 기억을 지워주는 판타지 소설의 장르의 상상력으로

책을 읽는 잠시로나마 행복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하는 책으로만 생각했다. 단편적으로 소설에서 시작해 소설로 끝나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에필로그 시작 전 책의 본문 글귀를 살펴보면 행복에 대한 생각의 견문을 넓히고자 하는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마음의 얼룩과 아픈 기억을 지웠을 때 사라지고 지운 그 자체만으로 온전하게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를 제시하고 동시에 무언가 다른 의미의 행복도 있을 수 있다는 방향성도 제시하고 있다.


책의 주인공은 '지은'이라는 소녀를 중심으로 3인칭 시점과 지은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1인칭 시점으로 책의 전문이 전개된다.

에필로그의 시작은 아름다운 능력을 가지고 '미움'이나 '아픔' 혹은 '슬픔'이라는 감정을 모르는 눈빛과 마음이 선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어떤 여자와 남자가 딸을 낳았고

그 딸인 '지은'은 자신의 숨겨진 2가지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능력은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그걸 치유하는 능력이며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혼자 그 능력으로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어떠한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과정으로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타인을 치유하게 되는 것이며 원하는 것을 어떻게 또한 실현할 것인가, 책을 천천히 한 번 읽어 내려가보도록 자.


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아픈 기억을 지워주는 마음 세탁소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의 메리골드는 슬픔에 빠진 지은이 나머지 몇 세기에 걸쳐 다시 태어나며 가족을 찾아다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꽃인 메리골드를 지명으로 사용하는 곳에 도착하게 되어

이 곳에서 마음 세탁소를 운영하게 된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에서는 아픈 기억을 지워주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구겨진 마음의 주름을 다려주고 얼룩을 빼주는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공간의 세탁소이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책에서 더욱 더 우리에게 달콤하게 다가오는 세탁소이다.

이러한 세탁소가 정말 존재한다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는 신선한 소재로 책을 펼쳐 내려가고 있다.

지난 시절에 지은은 누군가의 슬픔을 듣고 위로를 건넨 날이면 집으로 돌아와 그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빨래를 했고 빨래를 물에 헹궈낼수록 거품과 함께 옷에 묻은 먼지와 때들도 물에 흘러 내려갔다.

빨래를 걸어두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장면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감정의 찌꺼기들도 같이 말라가는 기분이 들었으며 지은이 간절한 마음을 빨래를 한 다음날이면 어두웠던 이들의 표정은 말끔하게 펴있었다.

지은의 간절한 바람으로 동네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마음 세탁소가 그렇게 탄생했고 음 세탁소에서 따뜻한 차 한잔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눈을 감고 지우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고 입고 있는 옷에 얼룩이 생기면 세탁 후에는 깨끗해진 옷만큼 힘든 상처와 아픈 기억들이 말끔히 사라지고 행복을 의미를 찾아나가는 소설이다.


이야기의 끈, 치유하면서 동시에 치유 받는다는 것

마음 세탁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자신의 진실된 이야기를 한다. 대학시절 신인 영화상을 받아 촉망받는 영화감독으로 소개 되었으나 지금은 그 부담감에 어떤 작품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재하,

사랑하는 사람이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놓지 못했던 연희, SNS 셀럽 인플루언서의 화려한 삶으로 자신의 진짜 삶에 회의감을 느꼈던 은별.

자의 사연으로 마음 세탁소에서 어렵사리 마음을 열어 이야기를 하고 새하얬던 티셔츠의 얼룩을 보고 어떠한 기억을 지울지 고민을 거듭하는 과정을 거친다.

 과정 속 몸을 감싸고 있는 외로움, 슬픔, 사랑의 얼룩 등의 감의 기억 얼룩을 세탁하고 얼룩을 지운 후의 새로운 행복을 위한 발판을 맞이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마음 세탁소에 찾아온 사람들은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의 주인인 지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치유를 받지만 동시에 지은도 공감하고 행복의 이유에 대해 생각하며

헤매고 있던 자신의 삶에 한 줄기 빛을 하나씩 찾아나가며 함께 치유 받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를 즐겁게 만드는 마법은 아침에 눈을 뜨며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 진짜로 좋은 일이 생긴다는 따뜻한 목소리를 떠올리던 지은은 찾고 있던 인연들에 대한 그리움이 극대화 되면서도

혼자서 해답을 찾아가는 마음 세탁소의 주인공으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누구에게나 상처와 아픔은 존재한다

살아가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좌절하기도 하며 넘어지고 일어나는 숱한 상처와 아픔을 누구든 겪는다. 지우고 싶은 과거도 있고 다시는 생각하기 싫은 기억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처와 아픔들을 쉽게 터놓을 수도 없었던 상황에 놓여있을 수도 있었으며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의문을 가진 채 아직도 보이지 않는 앞길을 걸어 나가고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어떠한 사람들은 내 상처와 아픔이 제일 크고 괴로워라고 세상에서 가장 슬픈 메아리를 외치고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양한 상처와 아픔을 지닌 이들에게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는 이야기 자체만으로 그들에게 위로의 손을 건넨다. 그리고 손을 잡아 이끄는 지침의 역할을 하고 있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에 찾아온 이들은 자신의 기억 중 어떠한 기억을 지울지 곰곰이 생각에 빠지고 '지은'은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인생을 다 지울 수 있는건 아니라고, 상처도 인생인데 가장 아픈 얼룩 하나만 지우도록 흔들림 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덧붙여 지우고 싶지 않은 얼룩이라면 빨래를 하다가 멈추어도 된다며 본인 선택을 존중하는 모습도 보인다.

마음 세탁소라는 곳은 마음에 묻은 얼룩을 지우거나 다려주는 세탁소이자 얼룩을 지운 뒤 새 하얗고 뽀송한 상태의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도 어쩌면 이 곳 처럼 마음의 얼룩을 지우는 것과 같은 진정한 행복을 위해 떠한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는지를 조금은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깊숙이 따뜻하고 소중한 위로의 말들을 건네다

책을 보면서 너무도 따뜻하고 마음 깊숙이 파고드는 뭉클함이 느껴져 밑줄 치며 읽었던 문장들이 있다. 문장 자체가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네 번째 단락에 추가하였다.

타인을 보았을 때, 아름답고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지만 이 책에서 건넨 말들을 읽고 나 자신에 대해서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살아가는 힘은 소유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슬픔을 회복하는 힘'이나 '오늘 하루를 잘 버텨낸 나를 칭찬하는 에너지' 같은 거라면 모를까." 라며 그런 힘을 가지는 마법이 있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는 매일 일기예보를 보고 날씨를 확인하는데 일기예보를 사람의 인생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 것이 따사롭게 와닿았다.

"사람 인생에도 일기예보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며칠은 소나기가 내리겠지만 다음 주 쯤이면 해가 뜰 것이고 내일은 흐리지만 비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조금만 버티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들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어지는 장면으로 많은 말보다 오랜 시간 생을 버텨내온 누군가의 고단함을 깊이 공감하고 끄덕거리는 표현을 묘사하며 따뜻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삶이 지나면서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들도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의 그리움은 별이 되어 하늘에서 빛나고 있고 이 책의 주인공인 '지은'이 가장 그리운 사람인 엄마가 남긴 따뜻한 말 한마디가 울림을 준다.

"하루를 즐겁게 만드는 마법을 알려줄까? 아침에 눈을 뜨며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 진짜 좋은 일이 생긴단다.

자주 웃으면서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우리 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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