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계절은 여름 Jun 12. 2023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지난 초봄의 기록


드디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지난겨울은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스러운 추억을 많이 만든, 덜 외로운 계절로 기억된다. 하지만 겨울마다 찾아온 슬프고 무거운 마음을 막을 순 없었다. 그래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춥다는 말과 나가기 싫다는 말을 천 번쯤, 괜한 눈물을 열 번쯤 흘린 것 같아서.


매년 친구와 나누는 이야기가 있다.


겨울은 결국 가고 봄이 온다고, 봄이 오면 다 괜찮아진다고. 우리의 모든 아픔은 겨울 때문이라며 겨울 입장에선 억울할 죄명을 씌우며 견뎠다. 겨울이 항변해도 어쩌나. 우린 춥고 흐리면 몸도 마음도 움직이기 싫은걸. 외부환경에 내 기분과 에너지 통제권을 넘기기 싫다고 아무리 되뇌어도 나는 날씨의 영향에서 벗어나기가 영 어렵다. 따뜻한 지방으로 이사 가야 하나 심히 고민이 들 정도.


이 일기를 쓰는 동안 열린 창문으로 따사로운 봄의 기쁨이 비치고 있다. 봄햇살에선 설렘의 향기가 난다. 다시 일어선다. 살랑살랑 다정한 마음을 품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