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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f David Nov 28. 2023

30년 지기 친구가 드디어 결혼했습니다

친구야 잘 살아야 해

지난주 30년 지기 제일 친한 친구가 드디어 결혼을 했다.

그 친구는 나와 제일 친한 친구로 함께 있기만 하면

그냥 힘이 되는 친구이다.

친구를 처음 만난 곳은 동네 농구장에서 만나게 됐다.

알고 보니 같은 중학교 동갑내기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엔 우연하게도 그 친구와 항상 같은 반이 되어

함께 학교를 가고 집에 올 때도 같이 오는 소꿉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도 같은 학교에 진학하여 고등학교 3년간

함께 생활을 했다.

우린 그리 넉넉한 가정이 아니었지만 서로의 집에 가서

라면을 끓여 먹고 같이 축구도 하고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그 친구와 함께 보냈다.

우린 서로의 고민이 무엇인지, 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도 알 정도로 숨김없는 그런 친구였다.

대학교를 가서도 우린 여전히 친하게 지냈으며 연애는

그 친구가 먼저 시작했다. 그래서 그 친구가 먼저 결혼을

할 줄 알았다. 그 친구의 여자친구는 10년 사귄 여자 친구이고군대에 가서도 그 여자친구는 기다려 줬던 정말 내 친구에게 고마웠던 여자친구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술을 한잔

마시자고 한다. 10년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한다.

모든 잘못은 본인에게 있다며 이젠 놓아주려 한다고 했다.

그렇게 10년을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매일 술을 마시며

괴로워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매일 술을 마신 결과는 너무 혹독했다.

친구의 몸은 점점 병들어 가고 있었다. 70kg 몸무게는 50kg까지 빠져서 얼굴이 앙상하게 영양실조에 걸린 듯한 모습이었다. 친구는 결국 입원까지 하며 치료를 받아야 했다.

병명은 당뇨병, 통풍, 관절염 등등 여러 가지 합병증 질환이

한 번에 찾아와 움직이지 못할 지경까지 간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구는 우울증까지 와서 친구들

연락도 만나지도 않고 혼자 외롭게 몇 년을 지냈다.

그런데 친구에게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기게 되었다.

우연히 친구 사업장에 손님으로 온 여자분과 인연이 되어

오랜 시간 만나게 된 것이다.

매일 몸이 아픈 친구의 병원을 같이 가며 혼자 버거워하는

사업장에 나가서 일도 도우며 지내온 것이다.

난 그 여자친구에게 너무 고마웠다.

나도 잘 챙겨주지 못한 부분들을 여자친구가 혼자 다 챙겨가며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

여자친구와 10년이 되었고 드디어 결혼을 한다고 연락이 왔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아 결혼을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하게 된 것이다.

친구를 보며 느낀 것은 정말 연애할 사람과 결혼할 사람은

따로 있었나 보다.

친구의 결혼식날 내가 더 설레어서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다

피곤한 몸이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여 결혼식이 있는

호텔로 향했다.

친구 결혼식에는 내가 사회나 축가를 불러 주고 싶었지만

나이 먹고 늦게 결혼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부탁하기도

싫어서 그냥 대행업체에 다 맡겨서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젠 제법 살도 찌고 건강도 회복해서 그런지 예복이 너무

잘 어울렸다. 이젠 제수씨라 불러야 하는 여자친구분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무사히 결혼식을 마치고 다음날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뭔 축의금을 이리 많이 했냐며 고맙다고 앞으로 건강하게

잘 살겠다고 한다.

난 내가 더 미안했다. 더 많이 축의금을 하고 싶은데 그리고

자주 못 만난 것이 미안했다.

그냥 만나기만 하면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친구인데

앞으로 친구 가정을 위해 더 기도하며 자주 만나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사랑하는 친구야! 앞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 가득하길

축복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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