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해, 친구의 추천으로 재미 삼아 카페에서 검사를 해 보았다. 결과는 내향형 49%, 외향형 51%로 단 2% 차이 나는 애매한 내향인으로 결론이 났다. 낯을 가리고 부끄러움은 있었지만, 친구들과 만나는 게 좋고 노는 게 즐거워서 대부분을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주변 친구들도 나를 외향적인 사람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지고 모두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학교도 모두 비대면 수업을 하며 온라인상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처럼 되었다. 자연스레 나와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어느새 진정한 내향인이 되었다. 다시 한 MBTI 검사에서 내향형이 80% 이상이 나왔다.
진정한 내향인 되면서 '소소한 행복'을 알게 되다.
나에게 내향적이라는 건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다.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게 되면서 나를 더욱 잘 알게 되었다. 진정한 내향인이 되면서 새롭게 나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나는 '소소한 행복'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미처 관심을 갖지 못했던 사소한 것들이 크게 다가왔다. 큰 이벤트가 아니라도, 별거 아닌 것이라도,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며 나의 취향을 찾는 과정이 좋았다. 그래서 오늘은 나의 소소한 행복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1) 변화하는 계절을 느끼기
자연이 주는 힘은 크다. 변화하는 사계절을 바라보는 건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각 계절마다 풍기는 분위기가 다 다른데, 이것이 좋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녹음, 가을에는 낙엽, 겨울에는 눈을 보며 그 계절이 다가왔다는 게 실감 난다. 그중 봄과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봄에 핀 벚꽃은 온 세상을 사랑스럽게 만들고, 여름의 초록빛은 생기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사실 더위를 많이 타서 여름은 애증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여름이 주는 맑은 하늘과 청량함은 기분을 좋게 만드니 좋아할 수밖에 없다. 이외 제철 음식을 먹는 것도 변화하는 계절을 느끼는 방법 중 하나이다.
(2) 좋아하는 분위기의 카페 가기
나는 카페 계정을 운영할 정도로 카페를 좋아한다. 카페에서 즐기는 휴식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를 지닌 카페를 가는 게 좋다. 나의 카페 취향은 '따뜻한 우드, 어둑한 조명, 조용한 분위기'이다. 여기서 조용한 분위기는 꼭 손님이 없어야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손님이 많아도 카페 자체가 고요하고 잔잔한 분위기라서 손님들도 그 분위기에 취해 차분해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 3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게 가장 베스트지만 2개 이상만 충족돼도 괜찮다. 이 취향에 맞았던 카페 몇 군데가 있는데, 함께 소개해 볼까 한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감성적인 분위기와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을 좋아한다. 감성이 풍부한 작품은 보는 내내 그 분위기에 빠지게 되고, 그 감성을 또 느끼고 싶어서 다시 찾아보게 된다. 더불어 스토리까지 좋다면 작품을 다 보고 난 후 마음속에 여운이 오래 남는다. 대개 내가 좋아하는 감성 작품들은 잔잔하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마음이 지칠 때 자주 꺼내 본다. 나에게 이와 같은 작품이 3가지가 있다.
1) 리틀포레스트
[출처] 네이버 영화
사계절 속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자연에 치유받는 영화. 보고 나면 마음이 정화되고 편안해진다.
2) 먼 훗날 우리
[출처] 네이버 영화
청년들의 현실적인 삶과 사랑을 모두 보여주는 영화. 아련하고 울적한 감성에 여운이 가장 짙게 남았다.
3)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출처] 핀터레스트(@AdraaS)
일본 특유의 잔잔한 감성을 잘 살린 드라마. 겨울 분위기를 잘 표현하여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