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의 장거리 연애
나는 서울특별시에 살고 남자친구는 강릉시에 살아요.
1년간 정신건강 사회복지사 수련 생활을 했고 그 이후에는 취직해 신입 사원이라 바빴다. 그도 학생 조종사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전투기 조종사라 바빴다. 보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게 나쁘지 않았다. 그와 나는 주말마다 열심히 만났다. 서로의 주말만은 온전히 내어주었다. 평일에는 퇴근 후 카톡과 전화를 자주 했다.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우리는 서로에게 위안을 주고 서로의 탈출구가 되었다.
주말이 되면 그는 나를 만나기 위해 강릉에서 서울까지 달려왔다. (그때는 230Km를 왕복하는 일이 대단한 줄 알았다. 물론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직업군인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남초인 직장에다가 근무지는 대부분 수도권과 거리가 멀다. 본인이 나고 자란 곳도 대부분 아니다. 여자친구를 만나려면 선택지가 별로 없는 그곳에서 만나던지. 아님 다른 곳으로 찾으러 나가던지 결정해야 한다.)
그는 신분이 군인인지라 갑자기 주말 근무를 해야 했다. 강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끔은 내가 강릉에 가서 그와 바다를 보고 오기도 했다.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한 번 올까 말까 했던 강릉 바다였다. 여기에 남자친구를 보러 갈 줄이야. 꽤 낭만적이었다.
서울 곳곳 데이트 장소와 맛집을 골라 다녔다. 우리는 맛집 탐방을 좋아했다. 그와 나는 논쟁을 싫어했고 크게 문제 될만한 싸움은 하지 않았다. 서로에게 속상한 일이 있더라도 만나서 풀고자 했다. 화가 나도 헤어짐의 말을 꺼내지 않았다. 암묵적인 약속이었다. 장거리 연애임에도 불구하고 3년간 만남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의 MBTI 유형은 ISTJ이고 나는 ISFJ였다. 그가 T(사고형) 인간이고 나는 F(감정형) 인간이라는 점을 제외하곤 성격이 비슷했다. 비슷함에 끌렸고 비교적 편안하고 안정적인 연애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