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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대 Mar 30. 2023

스즈메 초안 속 소타는 여자였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아쉽게 만든 인물 및 설정에 관해

 소타는 원래 여자였다!


다이진을 쫓아가던 스즈메는 감귤농장 딸 치카를 만난다

 원작자인 신카이 마코토는 소타, 스즈메와 동행하는 인물을 남자로 설정하지 않았다. 원래 소타의 자리에는 여자가 있었다. 그러나 극장판 애니메이션 프로듀서인 카와무라 겐키(<스즈메의 문단속>으로 제 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인물)가 남녀구도를 제안하여 현재의 꽃미남 소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평론가들은 소타를 싫어해


 소타를 탄생시킨 카와무라 겐키는 대중이 원하는 것을 잘 읽어내어, 대중들에게 먹히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프로듀서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대중성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감독의 개성 및 작가성을 죽이는 프로듀서로도 유명하다. 즉, 사회적인 메세지나 감독의 특색이 크게 드러나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고 흥행이 보장된 안전한 영화만을 양산해낸다는 평이 많다.

좌측 카와무라 겐키[출처: 다음 영화], 우측 이토 토모히코[출처: 네이버 블로그]

 <나만이 없는 거리>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감독인 이토 토모히코는 작품성을 보았을 때, 원래의 설정(스즈메-여자, 여자 둘)을 남녀구도로 바꾼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성을 생각한다면 옳은 선택이라고 첨언하였다. 또한 남녀구도라면 주인공의 행동 원리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본 성인 남자를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끌렸기 때문에 따라가는 여고생이라는 설정은 전혀 현실성이 없기 때문이다.


 내 생각도 그와 같다. 중간에 소타를 의자로 변하게 하여 정형화된 남녀구도에서 탈피하려고 한 시도는 보이지만, 스즈메가 의자 위에 올라가는 장면이나 입맞춤을 하는 장면 등을 생각해보면 딱히 노력은 하지 않은 것 같다.


 개성과 흥행 중 하나를 고르자면


우노 츠네히로

 독설로 유명한 일본의 평론가인 우노 츠네히로는 <스즈메의 문단속>을 아쉬운 작품이라 말했다. 신카이 마코토가 초심을 잃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보다 대중이 보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카이 마코토와 함께 일하는 프로듀서 카와무라 겐키가 <너의 이름은> 이후로 지속적으로 신카이 마코토의 개성을 죽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우노의 생각이다. 


 우리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 감독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작품성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대중성 및 흥행을 택할 것인가. 우선 신인의 경우라면 패기롭게 작품성을 고를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이름이 난 감독의 경우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전작과의 비교는 물론이고, 이름값을 해야하기에 흥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라면 작품성을 위해 자신 있게 흥행성을 포기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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