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궁금해진 그대에게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소설을 접할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이름의 유래이다. 그 이름이 가게의 상호든, 사람의 이름이든, 소설 속에서만 등장하는 개념의 명칭이든간에 나는 그 유래를 알아보는 편이다. 대부분의 이름이나 상호는 작가의 의도를 품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소설의 진행과 주제를 알아챌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스즈메의 문단속> 속 주인공인 스즈메의 풀네임은 이와토 스즈메(岩戸鈴芽)이다. 여기서 성인 이와토(岩戸)는 바위 암 + 문 호인데, 그대로 풀이하면 '바위로 된 문'이고 조금 다듬으면 '동굴'이라는 뜻이 된다. 스즈메의 문단속 원작자는 이름에서부터 작중 주요 소재인 '문'에 대해 언급한 것을 알 수 있다.
스즈메의 작중 거주지인 미야자키 현에 있는 아마노이와토 신사에서 파생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마노이와토 신사는 '태양의 여신'인 아마테라스를 모시는 신사로, 일본 내에서는 유명하다고 한다.
이름인 스즈메(鈴芽)는 방울 령 + 싹 아인데, 그대로 풀이하면 '방울의 싹'이라는 뜻...이 된다. 음 그대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니 다른 방법으로 우회해보자. 스즈메는 히라가나로 すずめ인데, 이는 참새를 의미하는 히라가나와 발음이 같다. RADWIMPS가 만든 <스즈메의 문단속> 속 OST 제목이 참새(すずめ)인 게 이제 이해가 된다.
스즈메(鈴芽)는 억압하다, 누르다, 진정시키다를 의미하는 일본어 '시즈메'(鎮め)의 변형이다. 또한 시즈메(鎮め)는 주춧돌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는데, 이 의미를 생각해보면 재밌는 구석이 있다. 앞서 포스팅한 [스즈메 속 카나메이시가 대체 뭘까!]를 보면, 다이진의 의미를 알 수 있는데 한 마디로 '미미즈를 봉인하는 돌'이다. 주춧돌과 다이진. 즉, 시즈메는 '봉인하는 돌'로 해석할 수 있고 이는 곧 '단속하는 것'이라고 의역가능하다.
즉, <스즈메의 문단속>은 <단속의 문단속>으로 해석될 수 있다. 언어유희...라고도 볼 수 있겠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스즈메는 실제 거리로는 1000km에 달하는 굉장히 먼 거리를 여행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중간중간에 마구 질주도 하고, 밥도 잘 못 먹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버려진 유원지 장면에서는 움직이는 관람차에 순식간에 올라가서 잘 닫히지 않는 문을 닫는데 성공하기까지 한다. 정말 말도 안되는 체력이다.
이를 보고 평론 유튜버인 오카다 토시오가 말했다.
스즈메의 체력은 미래소년 코난과 같다.
내 세대는 잘 모르는, 이름만 어디선가 들어본 만화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둘 다 아시는 만화이기도 했다.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가 처음으로 단독 감독을 맡은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코난은 자연 속에서 자라면서 본인보다 큰 상어를 손쉽게 들어올리는 괴력을 가지게 되었다. 재밌을 것 같으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