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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진 아줌마 Mar 06. 2024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의 가치


아버지 기일에 만난 동생에게

브런치에 올린 글을 보여주자

동생이 그런다.


"요즘 사람들은 글을 읽지 않아.

더구나 이런 진지한 글은 읽지 않아."


말은 하지 않지만

이 좋은 봄날, 모니터와 씨름하고 있는 내가

안스럽고 어리석어 보이는 모양이다.


그 눈빛에 대고, 내가 말없이 속삭인다.


'보이는 것만 보면 네 말이 옳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세상까지 보면

그게 다가 아니야.


네 말대로 아무도 내 글을 읽지 않을지 몰라.


하지만 그렇더라도

글에 적은 생각은 인류의 의식장에 새겨져서

답을 찾던 누군가에게 영감처럼 가 닿을 거야.

그래서 재능 있는 누군가의 입을 빌려

세상에 퍼져나가거나,

아직 오지 않은 그를 통해 다음 세대에 남을지도 모르지.


길에서 마주친다 해도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그의 영혼은 알아. 감사할 거야.


내 시간과 행위의 가치는 내가 만드는 거야.

사람들의 인정은 그 가치에 덧붙는 장식 같은 것일 뿐.

장식이 달리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만든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내 시간이 무의미해지는 것도 아니야.


그걸 알기 때문에

지금 나는 행복하단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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