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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나데 Apr 01. 2023

나의 경험은 얼마나 옳고 얼마나 그른가

독일의 날씨 Das Wetter in Deutschland

남편과 독일로 떠나왔다.

1월과 2월 독일에서 겨울을 지내며 맑은 날 보단 흐리고 구름 낀 날을 더 자주 맞이했다. 독일의 겨울, 그러니까 11월부터 3월까지 약 5개월 간은 대체로 이러한 날씨가 지속된다고 한다. 독일로 오기 전 유튜브를 통해 독일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독일의 겨울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이 사실이 내게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유럽 사람들이 해가 뜨는 날이면 공원에서 일광욕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독일을 제외한 많은 유럽을 떠올렸다. 아니, 애당초 독일은 포함시키지 않고 생각했다. 그도 그러할 것은 경험에 입각해 사실을 받아들이는 나의 성격 탓이리라


2014년 그리고 2016년 여름, 나는 유럽을 여행했다.

대학교 친구들과의 유럽 여행 그리고 친동생들과의 유럽 여행

두 여행의 공통점은 여행의 시작지가 독일이라는 점


독일 여행에서 불쾌할 것이 전혀 없었기에 더 좋았던 기억만 남아있다. 그래서 남편이 독일 유학을 이야기할 때 한국을 떠나 우리가 도착지로 삼을 곳이 독일이라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다. 내게 독일은 좋은 기억을 남겨준 좋은 나라였으니까.

독일의 날씨는 대체로 맑았고 어쩌면 흐린 날도 있었겠지만 여행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기에 독일의 날씨는 좋다고 기억되었나 보다. 아마 늦게까지 떠 있는 해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경험한, 며칠 되지 않는, 독일의 여름 날씨는 좋았지만-내가 아는 어떤 이는 흐리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딱 독일의 겨울 날씨를 좋다고 말하지만, 여기서는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맑은 날씨를 의미한다.-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독일의 겨울 날씨는 해를 만나는 날보다 구름 낀 날을 만나는 경우가 다수였다. 구름 낀 날엔 비가 내리기 일쑤였고 나는 어느덧 독일인처럼 우산 없이 거리를 걷는 게 익숙해졌다. 비를 맞는 게 편해진 나는 반평생 고수해 왔던 앞머리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독일 날씨를 좋다고 생각한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셈이다. 제한된 시간과 환경 속에서 맞이하는 순간, 잠시, 며칠, 몇 주, 몇 달, 몇 년의 경험들은 때론 맞기도 하지만 틀리기도 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나는 새로운 경험과 이전 경험을 비교해 가며 혹은 신뢰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전해 들으며 경험적 지식을 쌓아갈 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맞고 틀리고를 반복할 것이다.

하지만 틀리는 것에 두려움은 없다. 이런 내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하고 또다시 틀리면서 배우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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