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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시간

by 이운수

하나님의 집은 오늘도 아름답다.

창문 너머 햇살이 빗살처럼 흩어지고,

유리창에 스민 빛은 성가대의 흰 옷자락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목사님의 설교를 옮겨 적는 앞 줄 집사님의 펜 소리가 찬송가 여운 속에 잔물결을 만든다.

그 옆에선 누군가 고개를 떨군다. 마치 오래전부터 기다리던 안식처럼 잠이 살포시 내려앉는다.

멀리서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허둥지둥 움직이는 손,

빛나는 화면을 눌러 조용함을 되찾는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 때

하늘의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아멘.

콜록,

콜록.

아멘,

아멘,

콜록.

참을 수 없는 것을 참아야만 하는 듯한 시간.

이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크신 은혜와

하나님 아버지의 그 끝이 없으신 사랑과

성령님의 교통 위로하심의 놀라운 역사가

오늘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붙잡고

그 믿음 안에 온전히 순종하기를 결단하는

이 자리에 머리 숙인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들 머리 위에

이제로부터 영원토록 함께 하여주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아멘,

아멘.

콜록,

ㅋㅗㄹㄹㅗㄱ.


여보, 오늘 점심 뭐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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