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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합법적 노름꾼 Jul 15. 2024

트럼프의 피격과 반지성주의 흐름

유세 중 발생한 총격에 긴급히 대피하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13일 오후(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외 유세 중 총격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총알이 오른쪽 귀를 스쳐 지나가 트럼프 후보는 무사했으나 유세를 지켜보던 지지자 한 분이 안타깝게 사망하였습니다.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가장 격렬한 양극화를 겪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념의 대립은 상대 진영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과 혐오의 감정만 낳고 있습니다.(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지요.)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금에 있기까지 기여한 계몽주의적, 합리주의적 정신은 이제 공화당과 민주당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근래 반지성주의적인 기조가 강해지는 것은 소셜미디어의 확장과 여기에 적용된 알고리즘이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빅테크 기업들은 광고 효과의 효율성을 위해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사실 사용자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와는 결이 다릅니다. 의도적으로 더욱 많은 시청을 이끌어내기 위해 알고리즘은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골라줍니다. 이용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로, 주류로, 반복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정치적 이념면에서, 끝없이 자신의 메아리만 되돌아오는 방에 갇히게 되는 것입니다.


비판적 사고는 결여되고 아집만 강해집니다. 아집은 혐오를, 혐오는 폭력을 낳습니다. 그 결과들 중 하나가 어제의 사건입니다.


오른쪽 귀를 다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 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성조기를 배경으로 지지자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피격 사건을 조금 다르게 보겠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총상으로 귀에 피를 흘리며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던 중 잠시 멈춰서 외쳤습니다. “Fight! Fight! Fight!” 어떻게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을까요. 트럼프 후보의 세 마디가 유권자들에게 강인한 지도자의 인상을 선명히 심어주었습니다. 노쇠한 바이든 후보와 참 대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가방끈이 짧은 이들을 사랑한다고 합니다. 그의 주요 지지층은 백인노동자계급이기 때문이지요. 비싼 등록금과 대학 진학의 좌절 그리고 고소득 직종 취업의 실패를 유색인종 이민자에게 화살을 돌리는 이들입니다. 활자를 멀리하고 비판적 사고가 결여된 반지성주의의 표본들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후보의 피격은 반지성주의의 테러리즘이 반지성주의 후보를 당선으로 이끄는 사건이라고 칭하겠습니다.


… 신자유주의의 암세포가 민주주의를 잠식하는 요즘입니다.






여담으로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이야기를 덧붙일까 합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과 더불어 정치 자금 후원도 진행한 모양입니다. 테슬라 입장에서 FSD 도입에 대한 법적규제의 완화 같은 것들을 염두에 둔 수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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