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합법적 노름꾼 Apr 28. 2024

북극곰을 살리려면, 비트코인

대체에너지와 비트코인의 공생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북극에 북극곰과 불곰의 혼혈 종인 그롤라곰이 등장하고 있다.(출처: 위키피디아)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많은 생물종의 멸종을 불러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종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반갑지는 않다. 북극의 기후가 따뜻해짐에 따라 북극에 서식하는 북극곰과 상대적으로 저위도에 서식하는 불곰의 서식지가 겹쳐진 결과, 둘의 교배종인 그롤라곰 발견되고 있다. 단세포로부터 영장류까지 종의 분화는 지질시대를 거치며 무수히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이 그롤라곰의 탄생은 자연적인 현상이 아닌 인간의 산업활동에 의한 기후변화에 원인이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 제6차 종합보고서

  이산화 탄소를 고농도로 배출하는 현재 추세(RCP 8.5)에 따르면 2050년경에 현재보다 섭씨 2도가량 상승하게 된다. 전 세계 정부가 오늘부터라도 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다 같이 어깨 걸고 이산화 탄소를 최소로 배출한다면(RCP 2.6) 2050년경에는 현재보다 섭씨 1.5도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세대가 맞이할 2100년은 어떤가? 현재 추세라면 섭씨 4도 상승이 예상된다. 4도의 상승은 빙하기와 간빙기를 가를 정도의 기온 편차이다. 지질시대동안 이렇게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은 없었다. 지구는 인간이라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고열을 겪고 있다. 고열은 면역반응의 결과다. 인간은 지구의 면역반응으로 퇴치될 위기에 처했다.

  뜨거워진 지구를 식히기 위해서는 이산화 탄소 배출의 주범인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산업활동과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줄일 수만은 없다. 전력 생산 방법을 다각화해야 하며 그 핵심은 대체에너지에 있다. 대체에너지(alternative energy)는 석유, 석탄에너지 외의 모든 에너지를 의미하며 좁게는 친환경 에너지를 뜻한다. 흔히 아는 풍력, 수력, 파력, 태양광, 태양열 에너지가 속한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석탄발전소 굴똑에서 배출되는 연기(출처: 연합뉴스)

  대체에너지의 중요성은 초등학생도 아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전 세계 석탄 발전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줄어야 하는데 도리어 늘어난 셈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석탄 발전을 대체할 발전들이 가지는 단점 때문이다.

  첫째, 효율성의 문제이다. 대체에너지의 발생은 간헐적이다. 태양광, 태양열 발전은 밤에 사용할 수 없으며 풍력 발전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에너지의 수요에 맞추어 탄력적인 공급이 불가능하다. 수요가 많은데 발전이 저조할 수도 있고 수요는 적은데 발전량이 남아돌수도 있다. 비효율적이다.

  둘째, 지리적 문제이다. 특성상 발전 설비의 장소는 에너지원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데 수요처와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전력을 수송하는 데는 필연적으로 전선에 의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구리 전선에는 저항이 존재하여 발전소에서 가정과 공장까지 전기를 보내는 데 일정량은 열에너지로 사라지게 된다. 때문에 변압기를 통해 고압으로 수송하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손실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대체에너지의 단가가 높은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

비트팜스 채굴 설비(출처: Doc. Bitcoin Insider)

  비트팜스(bitfarms)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채굴업체이다. 수력발전이 풍부한 퀘벡에서 전력 비수기에 잉여 전기를 활용하여 비트코인을 채굴한다.

  수력발전은 발전량이 꾸준한데 반해 전력수요는 유동적이기 때문에 버려지는 잉여전기를 활용하여 비트코인을 채굴하면 채굴한 비트코인은 다시 현금화가 가능하다. 즉, 비트코인은 전기의 금융화가 가능하다. 발전소 입장에서는 거대한 배터리를 보유하는 셈이다. 버려지는 전기를 돈으로 바꿀 수 있으니 효율성이 높아진다. 앞서 언급한 대체 에너지 발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이렇게 채굴한 비트코인은 지구 반대편의 사람과 거래를 하더라도 전기와 달리 가치의 손실이 없다. 비트코인은 거래장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비트팜스 외에도 다양한 사례가 있다. 석유 시추에 발생하는 가스를 태워 없애는 것이 아까웠던 청년들은 그 에너지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오지에 소수력 발전기를 설치하여 주민들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남는 전기로 비트코인을 채굴하기도 한다.


  혹자들은 비트코인이 전기를 낭비한다고 비난한다. 틀렸다. 비트코인은 버려지는 에너지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정체된 대체에너지 보급의 돌파구는 비트코인이 만들어낼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트코인, 그거 튤립 아니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