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 / 초보자도 가능한 눈꽃 산행지
등산일 : 22년 2월 6일 (일)
오른 곳 : 전북 장수 장안산
높이 : 1,237m
코스 : 무룡고개 -> 억새밭 전망대 ->정상 -> 원점회귀
길이 : 총 6km
등반 시간 : 2시간 ( 휴게 시간 제외)
난이도 : 하
주차장 : 무룡고개 주차장 (전북 장수군 장계면 의암로 19)
# 장수 장안산은 말이죠...
장안산은 금남호남정맥의 진산으로, 백두대간의 8대 종산 중 하나입니다. 그 덕에 사방에 백두대간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70%가 넘는 산림을 품고 있는 전라북도의 허파, 장수에서 장안산은 손꼽히는 진산입니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장안산은 비교적 완만한 산행길로 초보 등산객들에게 사랑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을에는 바람에 스치는 은빛 억새꽃과 나뭇잎 소리로 등산객을 유혹하고, 겨울에는 반짝이는 눈꽃과 부담스럽지 않은 완만한 등산로 덕분에 등산객을 끌어모읍니다.
장안산은 해발 1,237m의 높은 산이지만 장수군 자체가 해발 400m대에 위치하고 있어 비교적 완만한 편입니다. 특히 오늘의 들머리인 무룡고개는 차량으로 장수군에서 한참을 더 올라야 하기에 실제적으로 산을 오르는 상승고도는 400m 정도 됩니다.
등산 코스 : 무룡고개 -> 억새밭 전망대 ->정상 -> 원점회귀
겨울 무룡고개 주차장은 동파 방지로 폐쇄를 합니다. 양 쪽으로 간이 화장실이 있지만 용무가 급하지 않다면 사용을 추천하지는 않아요. 무룡고개 주차장은 제1,2 주차장이 있고 사진 속 주차장은 제2주차장입니다. 들머리와 가장 가까운 주차장으로 제1주차장은 이곳에서부터 약 200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산행 당일 하루 종일 눈이 왔습니다. 산행 전 항상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산악날씨를 확인하는데 분명 눈 소식이 없었는데 말이죠. 이 날 영하 10도, 체감기온 영하 18~19도, 바람 2~3m/s로 하의는 두 겹 입고 상의는 네 겹 입었습니다. 결론은 엉덩이랑 허벅지에 살짝 한기가 든 정도로 무탈하게 산행하였습니다.
2시간의 짧은 산행이기도 했고 하체에 한기가 들었던 이유도 땀이 많이 나지 않았던 산행이었고 등산 중간에 바람길을 통과할 때 좀 추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무룡고개에 주차하고 도로를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장안산 들머리에 도착합니다. 탐방로 지도를 살펴봅니다. 등산로가 단순하여 길을 잃은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계단을 오르면 바로 흙길이 잔잔하게 이어집니다. 경사가 급하진 않지만 앞서가신 등산객분들의 발자국을 따라 조심히 올라가 봅니다. 아이젠 없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등산로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빨리 아이젠을 착용해야겠어요.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300m 지점 이정표를 발견합니다. 산행 초반이라 크게 체력적인 소모 없이 수훨하게 올랐습니다.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 제 발자국 자취를 남기며 걷습니다.
겨울산은 참으로 고요합니다. 당일 갑작스럽게 내린 눈 때문에 등산객도 많이 없었고, 새소리조차 듣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가끔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조릿대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나거나, 옷에 부딪쳐 나는 바람소리만이 고요한 정적을 깨트립니다. 조릿대길에 들어서니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어 따뜻한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구간부터 아이젠을 착용했습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초반 초록초록한 산의 모습이 점점 흰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등산객들로 인해 다져진 눈길이 얼면서 땅땅해지기 시작했고 아이젠으로 눈길을 찍으며 한발한발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차가워진 바람에 눈이 시큼해져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행복한 눈꽃산행에 감격해 흘린 눈물로 착각하고 싶을 정도로 겨울 설산은 멋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마른 잎이 떨어지기도 전에 눈이 내렸는지 연 노란 마른 잎에 흰 눈이 내려앉은 모습이 저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겨울 설산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장안산은 억새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산 중간에 시야가 뻥 뚫리면서 광활한 억새밭이 등장합니다. 지금은 억새를 다 처내서 허허벌판이 되었습니다. 빼곡한 구름 사이로 빛이 들어오고 있는 모습도 너무 멋집니다.
저 멀리 봉우리에 첨탑이 보이나요? 그곳이 오늘의 목적지, 장안산 정상입니다.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거리이지만, 등산하면서 느낀 것은 발은 눈보다 빠르다는 것입니다. 걷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가까워져 있는 나를 발견하면 엄청 멀어 보였는데 금방 왔네?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정상을 향해 걷다 보면 꽤나 가파른 언덕도 오르지만 열을 내야 겨울 산행이 춥지 않으니 적당한 오르막은 설산에서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몇 고개를 넘고 넘어야 정상에 닿을까요? 가도 가도 끝이 없어 보입니다만, 그나마 등산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뻥 뚫린 시야와 평온한 등산길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휑한 억새밭 옆에 가느다란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을 쉽게 오르는 방법은, 바닥을 보고 쉬지 않고 천천히 꾸준히 오르는 것입니다. 힘들다고 쉬면서 앞으로 올라야 할 계단을 보고 있으면 힘이 빠집니다. 다들 경험해 봐서 아시죠?
계단을 다 오르면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구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눈이 생각보다 많이 쌓였네요. 앞서가신 등산객들이 만들어준 길로 덕분에 편하게 오릅니다.
어려움 없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인증샷을 남기고 식사를 하고 갈까 하다가 적당한 자리를 찾지 못해 따뜻한 메밀차 한 잔 하고 하산합니다.
멀리서 보았던 첨탑입니다. 마치 바다의 등대처럼, '여기가 정상이야'를 알려주는 표식과도 같았던 첨탑, 덕분에 등산이 조금은 수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목표가 있는 항해는 아무리 파도가 거칠어도 가야 할 방향을 알기 때문에 바다에 표류하지 않는 것처럼, 등산도, 우리 삶도 목표만 바로 세운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정상에서 내려다본 장안산의 모습입니다. 능선을 따라 걸어온 길이 다 보이네요. 상당히 먼 길을 걸어왔는데 많이 힘들지 않은 건 능선길이기 때문입니다. 자욱한 안개로 시야가 많이 가려졌지만 쨍한 날의 산그리메도 멋지지만, 흐린 날의 모습도 신비롭기만 합니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하산길에는 미처 눈에 담지 못했던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는 것뿐인데 처음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겨울에 등산을 시작하셨다거나, 등린이 분들께 추천하는 겨울 산행지입니다.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으니 전주에 놀러 오시면서 산행 계획도 잡아보시는 거 어떠세요?
글_정이란
산을 먼저 맛봐드리는 기미'산'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