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으로 부터 자유를 찾아
ep-25. 아빠 왜 공부를 해야 해?? (중독으로부터 자유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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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도시 노동자를 양산하는 집단적 교육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도 농촌유학 선택에 한몫했다. 덕분에 자녀들은 이곳 학교와 산속의 자연에서 신나게 뛰어논다. 어릴수록 마냥 뛰어놀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매일 책은 꾸준히 읽는다. 그러려고 왔으니 이미 농촌유학에 절반은 성공이다. 다만, 공부에 대한 태도는 정립해야 하고, 학업 수준에 맞는 기본 적인 공부도 병행해야 한다.
자녀들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불현듯 물어온다. 지금까지는 저학년이어서 대충 둘러대도 큰 반항? 없이 따랐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명쾌한 대답이 필요하다. 미리 그 대답을 정립해두어야 한다.
학생이 공부를 성실하게 해야 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우선은 나의 본분에 걸맞는 바람직한 태도이다. 공부건 일이건 그것이 본분이면 성실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내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어떤 일이냐 보다 앞서는 가치가 직면한 그 일을 어떻게 대하냐이다. 본분을 대하는 성실한 자세는 자녀들이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다. 그러니 학생이라면 응당 그들의 본분인 공부를 성실하게 대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정신은 자연스럽게 태도로 표출된다. 선입견만 주의한다면 말투와 행동 하나로 쉽게 사람이 판단되는 이치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말해준다. 성적은 중요치 않으니 바른 자세로 바른 글씨로 그 시간을 성실하고 소중하게 대하라고. 바른 자세에 바른 마음가짐. 운동이건 공부건 기본이 중요하다. 바른 태도가 습관 되어 있으면 지금 당장 공부를 못해도 좋다. 정말이다. 그런 자세가 몸에 베였다면 꼭 공부가 아니라도 먹고사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다.
직장생활을 돌이켜보면 아무리 일을 잘한다 해도 약삭빠른 사람보다 묵묵하지만 성실한 사람이 훨씬 호감이 갔다. 덕승재 둔승예라는 말처럼 덕이 재능을 이기고, 둔함이 예리함을 이긴다. 영어 단어를 암기시키기 전에 이런 긍정의 덕목을 우선해서 갖추도록 신경 써야겠다.
공부를 성실히 해야 하는 다른 하나는 가능성의 문제이다. 싫든 좋든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어느 정도의 사회생활도 필요하다. 크게 물려줄 돈이 없고 물려줄 생각도 없으니 스스로 종잣돈도 마련해야 하고, 사람 관계에서 경험치도 쌓아야 한다. 장래에 사업에 도전하기 위해서도 사회 초년생 때는 조직 생활이 일정기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재벌들이 본인의 자식들을 회사에 우선 취직시키는 것처럼.
자녀들이 나를 닮았는지 아직은 특출 난 재능이 없어 보인다. 소년 출세가 중년 상처와 노년 빈곤에 이어 3대 불행이라 했으니 다행인가도 싶다. 자녀들이 무엇을 하며 살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를 가고, 원하는 학과를 통해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사회에서 좋은 직장과 좋은 대우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 가능성이라는 면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러니 특출 난 재능이 없다면 우선은 내가 직면한 본분을 성실히 대하는 게 기본이 된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 모두 내게도 해당된다. 삶을 대하는 기본 태도는 나이에 상관없는 것 같다.
다음번에 자녀들이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오면 앞서 말한 두 가지를 잘 버무려 명쾌하게 이해시켜야겠다.
아니 질문을 유도해 선수를 쳐볼까?
얼만큼 받아들이고, 수긍할지 그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중독으로부터 자유를 찾아 上
확실히 20, 30대 보다 체력이 떨어진다. 자연적인 노화에 더불어 10여 년 이상 술과 담배에 탐닉했던 반대급부에 이자까지 지불해야 한다. 삶에서 추구하는 모든 부분은 결국 에너지 싸움으로 귀결된다. 애당초 제한적인 에너지는 시간의 흐름에 그 절대치가 더욱 줄어든다. 하고 싶은 것을 다하거나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소모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할 에너지가 부족하다. 습관의 가지치기가 절실한 지점이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머나먼 길을 되도록 가볍게 달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것이 우선이다. 온갖 쓰레기를 허리춤에 주렁주렁 달고서는 꾸준히 달리기가 버겁다. 나에게 달려있던 그 쓰레기들이 대표적으로 술, 담배, 커피, 스마트폰 같은 것들이었다. 에너지의 누수를 막기 위해서 결단이 필요했다.
버리는 것과 동시에 그 빈자리는 긍정의 것들로 채워야 한다. 운동, 책 읽기, 글쓰기, 명상 같은 것들이 된다. 결국 습관을 말하는 것이다. 습관을 재조정하고 이를 꾸준함을 이어가면 방전되었던 에너지가 천천히 충만해진다. 재테크에서만 복리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습관에서도 복리는 가차 없이 적용된다.
나는 의지가 부족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경험상 마음을 독하게 먹고 술이나 담배를 참을 수 있었던 기간은 기껏해야 일주일 정도였다.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 우선 나를 정확히 메타인지 해야 한다. 의지의 나약함을 기본 전제로 환경의 힘을 이용해 중독과 맞서야 한다. 환경과 삶의 패턴을 나에 맞게 다시 재조직해야 한다.
내가 여러 중독에 벗어나 자유를 찾을 수 있었던 나름의 노하우가 몇 가지 있다.
중독에서 자유를 향한 첫 단추는 자각이었다. 내가 중독에 빠져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 중독센터에서 알게 된 상담사가 있다. 그는 중독자가 알코올 병동에서 퇴원할 때 재발확률이 높은 사람을 거의 가려낸다고 했다. 몇 달을 금주했으니 술을 끊을 수 있다고 단언하는 사람은 거의 재발한다고 했다. 오히려 다시 마실까 노심초사 두려워하는 이들의 성공률이 높다고 했다. 내가 중독되었다는 것 그리고 중독에 취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자유를 위한 첫걸음이다. 글쓰기나 꾸준한 명상은 자각력을 높여준다. 서두에 언급한 채울 것이 이에 해당된다.
두 번째는 선언이다. 금주, 금연을 주변에 공표하는 것이다. 생각만 하기보다 말과 글로 표현하면 힘이 배가된다. 나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말로 약속하기 때문에 행동이 말에 속박된다. 선언과 동시에 응원해 주는 이들과 이를 비웃으며 발목을 잡는 이들이 홍해가 갈라지듯 나누어진다. 금세 피아가 식별되니 관계의 가지치기는 덤이다.
대체로 가족들은 응원해 주었고, 직장 동료들이나 지인들은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각오를 방해를 했다. 나름 결심을 하고 힘겹게 하루하루 인내 중인 사람에게 '인생 뭐 그리 힘들게 사냐' 같은 힘 빠지는 말들을 해댄다. 그런 비아냥은 차라리 낫다. 회식 자리에서 물 잔에 몰래 술을 따라놓는다던지, 담배와 라이터를 내 앞으로 꾸준히 밀어 넣기도 한다.
경험상 주변인들은 대체로 내가 변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변할 의지도 없고, 애초에 그런 노력도 하기 싫으니 변화와 성장을 위해 도전하고 시도하는 사람이 탐탁지 않다. 그들은 그들이 알고 있던 과거의 내가 변치 않기를 바랐다. 나에게 해가 되는 방향이면 더더욱 그랬다. 그래야 그들과 함께하는 내가 편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를 과거에 머물게 했다.
아쉽지만 인연은 모두 시절인연이었다.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