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 원정기 (1)

자유로운 영혼의 여자와 집돌이 남자의 결혼이야기

by 사소

결혼 준비를 시작하며 서로에게 한 말이 있다.

"진짜 우리는 정반대인데, 결혼...잘 할수 있겠지?"




그렇게 힘들다고 하는 결혼준비를 막상 시작하려니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감이 안잡혔다.

흔히들 말하는 MBTI의 P성향이 강했던 나는, J들이 가득한 결혼업계에서 이것저것 알아보기란 쉽지않았다.


그때 부터 였다. 무서운 알고리즘이 전국의 "웨딩 과정"들을 나에게 띄워준게.

(이 때 까지도 몰랐다. 결혼준비의 세계가 이토록 복잡하고 무서울지 ^^..)


예비신랑(이하 예랑)은 대문자 J의 성향으로 늘 나보다 발빠르게 정보를 수집해갔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했다.


0. 예산 짜기

1. 웨딩 베뉴(홀)

2. 웨딩 밴드(반지)

3. 웨딩 플래너(스드메)

4. 신혼여행 비행기+숙소 예약

4. 집 인테리어

5. 그 외의 것들


0. 예산 짜기

우리는 본격적인 결혼준비에 앞서 서로가 그동안 모아왔던 돈과 예산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그 예산에서 홀, 밴드, 스드메 비용을 각각 얼마정도 소요될지에 관해 생각했다.


1. 웨딩 베뉴(홀)

베뉴라니.. 내가 아는 베뉴는 자동차 베뉴뿐이었다. 홀! 이라고 이야기 해야만 알아들을 수 있었던 과거의 "알못"인 나였다. 그리고 심지어 내가 "원하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꼬꼬맹이 시절때 부터 나의 로망은 야외결혼이었다. 정원같은 곳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음껏 파티처럼 내 결혼식을 즐기는 것. 그것이 로망이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었을 때, 쉽지 않을거라는걸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제일 먼저 걸렸던 건 금액이었다.

현실적으로 압도적으로 비싼 야외웨딩의 비용은 내 로망을 반쯤 접어주는데 탁월한 역할을 했다.

다음은 날씨였다. 비가 오는 날의 야외 웨딩의 영상들을 보며 정말 멘붕이 오는듯 했다.

그래서 깔끔히 접게되었다.

그리고 절대로 포기하지 못하는 부분은 밝은 홀이었다. 다행히도 예랑도 밝은홀의 측면에서는 함께 오케이!를 흔쾌히 말해주었다.

그래서 한 3~4개의 홀 목록을 찾고 직접 구경 다니고, 하객의 입장에서 홀도 바라보고 계약과 관련된 정보들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가장 놀랐던 점은, 홀의 가격이 말도안되게 비쌌다는 것.

(알고보니 코로나때 웨딩홀들이 많이 폐업하여, 살아남은 홀들이 가격을 올리게 된것. 그리고 베이비부머 세대인 우리 나잇대의 사람들이 다같이 결혼 준비를 한다는 것.)


말도 안되는 가격에 한번, 식대에 또 한번 그렇게 놀라는 나날들의 연속이었고, 그 와중에 파도처럼 밀려드는 회사의 업무와 결혼준비의 다른 정보들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나만 그런게 아니겠지. 라고 두번 세번을 생각해도 예민해졌고, 다이어트까지 진행하려니 더더군다나 쉽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예랑은 늘 웃어주었다. 짜증부리고 귀찮아하는 나의 모난 모습에도 늘 다정하게 웃어주며 나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럴때마다 '아, 이사람 이런 사람이었지..?' 하고 번뜩이며 기운차게 결혼준비를 한 발 씩 내딛어보았다.

(참고로 구남친 현남편인 내 남편은 양관식같은 캐릭터가 절대 아니다. 양관식은 그저 드라마속 인물일뿐)


그렇게, 한 달 반만에 나의 홀과 결혼식 날짜가 정해졌다.

가을에 태어난 나와 예랑은 10월을 이벤트의 달로 만들고 싶었으나, 2배차이 나는 가격으로 인해 비수기였던여름에 식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름신부"가 되어버린 뾰루퉁한 나는, 더이상 아무것도 포기당하고 싶지않았기에 열심히 데이터망을 구축해보고자 노력했다.

"나 이제 더이상 물러날 길이 없어!"

그리고 얼마 못가 입버릇 처럼 말한게 있었다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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