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버튼을 넘어 골드버튼을 향해서
요즈음 나의 접속 플랫폼 점유율 1위는 단연 유튜브다.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 앞 TV 에는 어젯밤 보다 잠든 영상이 자동으로 연이어 재생되고 있고 핸드폰을 켜면 내 손가락은 자연스레 빨간 아이콘의 유튜브 어플로 향한다. 대단한 능력의 알고리즘은 내가 흥미로워할 주제의 영상들을 보기도 편하게 썸네일로 펼쳐준다.
수년 전부터 들리던 이야기가 있다. 요즘 10대들은 무언가 정보를 얻어야 할 때 자연스레 유튜브를 1순위로 검색한다는 이야기다. 학교 숙제를 할 때에도 네이버나 구글링이 아닌 유튜브에서 찾은 정보를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당시만 해도 지인들과 요즘 애들은 다르다며 수다거리로 삼곤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 역시도 더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내 생각에) 유튜브를 먼저 검색해 보고 네이버나 구글은 다음 순서다. 물론 검색하는 주제에 따라 달라지지만 단순 글이 아닌 영상을 통해 정보를 얻으니 더 잘 가공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본인의 목소리와 얼굴까지 내 걸고 이야기하는 영상은 신뢰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유튜브는 점차 연령대를 막론하고 여전히 검색엔진 1위의 자리에 있는 네이버, 구글을 위협하면서 어떤 정보이던지 영상을 통해 우선적으로 얻을 수 있게끔 진화하고 있다. 10대들의 선도에 걸맞게 현재 유튜브는 정보전달의 장으로 10대에서 50.60대 그 이상의 연령대까지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는 플랫폼이 되었다.
우리 병원은 개원 전부터 '팟빵'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컨텐츠를 올리고 있었다. 팟빵은 사전에 녹음을 해서 영상이 아닌 음원형식으로 독자들이 라디오처럼 들을 수 있는 컨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우리 원장님들은 개원 전부터 이 '팟빵'을 통해 독자들, 엄밀히 말하자면 잠재 환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개원을 준비하면서 나도 매주 1회 또는 2회씩 원장님들과 녹음실을 찾았다. 짧게는 2시간, 대부분 3-4 시간을 녹음하곤 했는데 대본이 있긴 했지만 전문가들이 모여 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다 보니 매 번 녹음실을 빌린 시간보다도 훨씬 길어지기 일쑤였다. 주제가 의학이라 조금은 어렵기도 했지만 대상이 일반인들을 위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나는 몇 시간을 옆에 앉아 숨소리를 죽이고 즐겁게 듣곤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표원장님의 권유로 나도 녹음에 참여하게 되었다.
얼마 후 병원을 개원하고 여전히 적어도 주 1회 또는 격주로 녹음실을 찾아 팟빵에 계속 컨텐츠를 업로드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나는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부지런히 병원의 팟빵채널을 알리기 바빴다. 이때 제일 큰 걸림돌이 된 것은 환자들이 팟빵을 듣게 하려면 어플을 설치하게 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어플이 없으면 새 컨텐츠를 올려도 알람을 받을 수 없기에 당연스레 환자들이 잊을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어플을 설치하는 과정이 귀찮고 어렵다고 나중에 듣겠다는 분들이 대부분. 팟빵의 구독자 수는 항상 비슷한 정도를 맴돌 뿐 늘어나지는 않았다. 원장님들이 일주일에 고작 하루 있는 휴진 날이나 혹은 주말까지 활용해 몇 시간씩을 투자하시는데 그렇게 만든 컨텐츠를 효율적으로 쓰질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와서 떠올려 보면 당시만 해도 유튜브는 핸드폰 기본 어플에는 있지만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 그저 존재하는 어플일 정도로 인지도가 없었다. 대기업들의 홍보영상이나 제품 소개영상 등을 네이버 블로그 글에 첨부해서 올려두는 정도로 유튜브가 사용되기 시작되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원장님들께 '대기업들이 점점 다양한 영상컨텐츠의 전달에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 병원도 컨텐츠 플랫폼을 팟빵에서 유튜브로 옮기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 이야기를 들은 원장님은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며 손사래를 치셨다. 팟빵에서는 영상이 보여지는 것이 아니니 부담 없이 말씀만 하시면 되는데, 유튜브는 무엇보다 얼굴이 나와야 하고 컨텐츠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원장님, 환자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하시면 돼요.
몇 주를 계속 졸랐다. 당연히 원장님도 사람이시니 갑자기 카메라 앞에 서라는 것이 쉽게 느껴지실 리 없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방송 출연 경력도 있으셨고 워낙 엔터적으로도 뛰어나신 분이라서 잘하실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시작만 하시면 된다.라는 생각이었다. 꽤 오랜 기간 해오신 팟빵에서 유튜브로 옮기자 하니 쉽게 결정하실 수 없는 것도 당연했기에 한 달 이상을 그럴듯한 이유들을 만들어내 원장님을 계속 회유했다.
"그럼 유대표가 옆에서 같이 이야기해 줘, 덜 어색하게. 그럼 해보고"
"당연하죠! 제가 앞에서 환자처럼 질문할 테니 원장님은 진료 보실 때처럼만 말씀하셔요"
내가 또 한 리액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답변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나는 바로 기획에 돌입했다. 외부 촬영팀을 처음부터 써보는 것보다 차라리 그 돈으로 촬영에 필요한 물품을 최소로 구비해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초기 투자비용을 크게 들이면서 시작하고 싶지도 않았고 촬영팀이라고 낯선 사람들 앞에서 보다 익숙한 사람들 앞에서 시작하시는 것이 원장님도 마음 편하실 거라 생각했다. 마침 우리 병원에서 함께 일하던 부장님이 평소 사진 촬영 수업도 들으시고 사진전도 여신 분이어서 좋은 카메라를 우선 빌려 활용할 수 있었고 조명과 카메라 거치대 정도만 구비하면 되었다. 원장님을 유튜버로 만들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당시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이 구매한다는 조명 가게에 직접 조명을 사러 갔다. 네모난 판조명을 두어 개 구매하고, 카메라를 거치할 거치대도 구매했다. 외부 촬영팀을 계약하는 비용에 비교하면 훨씬 부담이 없는 금액이었다.
유튜브를 찍기로 하고 첫 번째 기획은 유튜브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였다. 당시에는 병원 유튜브라면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시술이나 치료 내용을 알리기 위한 영상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이런 방식과 내용의 유튜브는 너무나 홍보 목적으로 보여지는 것이라 절대적으로 지양하고 싶은 부분이었다. 병원에서 하는 치료에 치중해 홍보를 하기 시작하면 그 병원에 오려는 사람 혹은 영상의 해당 시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보게 되지 진정 의료 정보를 얻고자 하는 대다수의 사람이 보게 되지는 않는다. 결국 병원 홍보라고 생각되는 순간 영상에 머무르지 않게 될 거라 생각했다. 나 역시도 그랬기 때문이다.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의료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영상을 보게 되고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레 퍼질 수 있는 유튜브가 될 거라 생각했다.
오후 7시, 진료가 끝나면 신이 나서 원장님과 유튜브 채널에 대해 상의하러 진료실로 갔다. 원장님께서 진료실에서 제일 많이 하시는 말씀이 무엇인지를 묻다 보니 '매번 환자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 사실 힘들다. 환자들이 미리 어느 정도 알고 오실 수 있다면 참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하셨고 나는 이 부분이 유튜브의 컨셉을 잡는 데에 좋은 소스라 생각했다. 원장님의 불편함도 해소해 드리면서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유튜브!
그래서 원장님께 제안드린 컨셉은 '(우리) 병원에 오기 전에 먼저 질환에 대해 공부하고 오실 수 있는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였다. 지금은 의료인 유튜버 분들이 많지만 그 당시에는 앞서 말했듯이 병원 홍보 영상뿐이지 의료인이(=의사가) 직접 의료지식을 전달해 주는 유튜브가 많지 않았다. 게다가 병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은 본인의 질환에 대해 의사만큼이나 공부해 오시는 분들이 태반이었다. 네이버 검색이나 카페 등 수많은 곳을 뒤져서 지식을 얻으실 것이 분명했다. 우리 병원에 주로 오는 환자분들의 질환에 관해서부터 미리 영상을 만들어 전달할 수 있다면 이미 유튜브는 역할을 갖고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컨셉도 되었고, 입에 챡챡 붙는 유튜브 채널명(이름)을 짓는 것이 다음 순서였다. 제일 중요한 채널명은 의외로 쉽고 단순하게 만들었다. 우선 피하고 싶던 이름은 '00 병원의 유튜브'와 같이 자칫 홍보성으로 보여질 만한 문구를 넣는 것.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우리 원장님이 병원 홍보하는 의사로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고민하던 와중 모든 사람이 병원을 탈출하게 하자! 라는 의미를 담아서 위트 있는 채널명을 지을 수 있었고 바로 원장님의 잘 나온 사진을 사용해서 배너 이미지를 함께 제작했다.
그렇게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는 매 회 어떤 주제로 유튜브를 할지, 그리고 썸네일은 무엇으로 할지 매일같이 고심했다. 영상을 업로드할 때에 태그는 최대한 많이 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당연하고 우리 병원 내원객들 그리고 예약 전화/문의 전화만 걸어와도 무조건 유튜브 주소를 발송해 모든 고객들을 자연스레 구독자로 유입될 수 있도록 했다. 주에 하루 있는 병원 휴진일, 혹은 주말을 이용해 부지런히 영상을 찍으실 수 있도록 하고 매 촬영마다 원장님 헤어부터 의상 약간의 메이크업 그리고 조명의 위치와 촬영 각도까지 모두 직접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었다. 갈수록 자연스레 나도 어느 공간에서 어떤 내용으로 촬영하는 것이 제일 결과물이 좋은지 터득해 갔다. 처음에는 앞에 앉아서 함께 티키타카를 해드리며 자연스럽게 말씀하시게 유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역할이었는데, 갈수록 자연스럽게 다양한 형식의 영상을 시도할 수 있었다. 원장님이 어색하지 않으시면서 혼자 이야기하실 수 있는 ppt 자료도 만들어 드리고, 충성도가 높은 환자분도 게스트로 섭외하는 등 재미있는 요소를 계속 추가했다. 처음에는 어색하다며 긴장을 한껏 하시던 원장님도 나중 돼서는 오히려 이야기보따리를 너무 풀려하시는 바람에 '이제 그만 컷 한번 할게요!' 멘트를 하기에 바빴다. 편집은 다행히도 촬영을 도와주시던 우리 부장님이 맡아 해주셨고 나는 머지않아 부장님을 컨텐츠팀 팀장으로 새롭게 직책을 만들어 드렸다.
유튜브의 반응은 갈수록 불어나는 복리처럼 뜨거워지고 있었다. 신기하게 처음에는 정말 우리 환자 말고는 구독자가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일반인들의 구독도 늘어나고 있었다. 매 회 주제를 기획할 때에 계절이나 시기에 맞춰 시즌마다 두드러지는 질환에 대해 다룬다던지 사회에 생기는 의학적인 이슈에 맞춰서 짜보려 노력한 것이 크게 작용되었지 싶다. 그리고 별다른 홍보 없이도 구독자가 늘어난 것은 역시 꾸준함의 힘! 열심히 컨텐츠를 올린 덕분이었다. 처음엔 불안하다며 팟빵을 놓지 못하시던 원장님도 이제는 유튜브 촬영만 해도 되겠다며 재미를 붙이시고 나도 늘어나는 구독자와 댓글을 보며 신이 나고 있었다.
물론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의료인 유튜브를 운영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착오도 많이 겪어야 했다. 의료법이 유튜브에 어디까지 적용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이드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몇 번씩 시정연락도 받아야 했다. 나는 구독자 수를 떠나서 의료법적으로 문제없이 안전하게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한 번은 '식용 과산화수소 음용' 때문에 아주 골치 아픈 일이 있었다. 검증되지 않은 방식이지만 몇몇의 의료인이 옹호하는 유튜브 영상을 만든 것이 화근이었고, 우리 유튜브에도 비슷한 내용을 언급한 것이 문제가 되어 식약처에 자료를 몇 번을 한가득 들고 가서 소명해야 했다. 그리고 어찌 알고 찾아온 사람들에 의해 댓글에서 찬반논란이 뜨거웠던 그 영상은 당연히 내려야 했다.
또 한 번은 원장님이 가끔 제품을 추천하시곤 했는데, 그 제품들이 우리 회사 제품이던 아니던 홍보영상의 성격을 띤다는 이유로 2-3차례 소명자료를 들고 보건소를 찾아야 했다. 의료인이 직접적으로 제품을 추천할 경우에는 광고영상의 성격을 띠게 되어 승인을 미리 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리는 어떤 특정한 제품을 홍보하려 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원장님의 주관적인 의견에 의한 추천이었는데도 말이다.
이제 의료인 유튜버가 많이 생겨난 만큼 보건복지부나 식약처에서 의료인 유튜브에 대한 가이드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원장님은 의료인이다 보니 가끔씩 의료법을 배제하고 본인의 주관대로 유튜브를 찍고 싶어 하셨고 나는 그때마다 갖은 사례들로 원장님을 회유하며 말려야 했다. 언제부터인가 촬영 시마다, 그리고 최종본 업로드 전 영상을 꼼꼼히 들어보면서 나는 귀에 불을 켜고 혹여나 조금이라도 문제 삼아질 말씀을 하시진 않을지 한 마디 한 마디에 귀 기울이며 체크해야 했다.
의도치 않은 잘못들을 시정해 가면서 약간의 억울함 대신 유튜브 채널 운영 노하우는 쌓여가고 있었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꾸준히 유튜브를 이어왔고, 어느덧 우리 병원 유튜브는 10만 구독자 유튜브를 달성해 실버버튼을 수령하게 되었다. 정확히 3년 만의 성과였다. 부장님이 촬영하고 편집까지 모두 하시는 것이 슬슬 버거워지면서 외부 촬영팀들과 작업해 볼까 하고 여러 업체를 미팅해 봤지만 내부에 제대로 구축하고 가는 것이 여러 가지로 낫겠다는 판단이 되었다. 컨텐츠팀 직원을 새로이 충원하고 카메라, 마이크도 좋은 것으로 구비했다. 어느새 촌스러워진 듯한 썸네일과 배너 디자인도 새롭게 업그레이드했다.
10만 구독자 실버버튼 수상기념 특별 라이브를 진행해 보자는 의견을 살짝 내놓았는데 모두 좋다며 찬성했다. 우리 유튜브 댓글창에는 마치 온라인 진료실인 것 마냥 다양한 질문이 올라오곤 했었다. 나는 수많은 질문들에 관리자 계정을 이용해서 부지런히 답변을 달아드리고는 했지만 댓글 때문에도 시정명령을 받았던 탓에 무엇이든 속 시원하게 답해드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 실버버튼 수령 기념 이벤트는 원장님의 라이브를 하기로 정하고 구독자가 평소 궁금해하던 질문들을 사전에 미리 받기로 했다.
생각보다 10만 구독자의 반응은 뜨거웠고, 사전에 들어온 질문을 정리해 보니 그 수가 정말로 수백 개는 되었던 기억이 난다. 축하 메세지부터 엄청난 장문의 질문까지.. 그중 원장님이 보고 답해주실 질문을 미리 추리실 수 있도록 전달드리고 사전에 질문을 보내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라이브 도중 질문도 받기로 해두었다.
드디어 라이브 시작. 두근두근. 실버버튼 상자를 여는 것으로 라이브를 시작해서 질문을 받을 때에는 400명이 넘는 시청자가 들어와 있었고 채팅창에는 빼곡히 쓰여진 질문들이 계속 올라와서 전혀 소통을 할 수 없는 정도였다. 도저히 채팅을 하나도 읽을 수 없는 정도로 몰아치는 구독자들의 생생한 반응은 정말 신선한 경험이었다.
'유대표 어떻게 해? 너무 빨라서 보이질 않는데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거야?'
유튜브 라이브라는 무대에 선 원장님에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a4용지에 얼른 우리가 준비한 스텝을 하나하나 진행하실 수 있도록 써서 가이드해 드렸더니 원장님은 처음에는 어찌할지 모르시다가 금세 신이 나셔서 갑자기 사전에 상의되지도 않은 이벤트를 여시기도 했다. 그렇게 예상보다 훨씬 길어진 몇 시간의 라이브 동안 원장님은 여느 유튜버들처럼 신나게 소통을 하셨다. 라이브를 끝내고 원장님은 너무 재미있다며 종종 할 수 있게 스케줄을 기획해 달라고 몇 번을 말씀하시는 것에 내가 괜스레 뿌듯했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만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된 환자들과의 소통은 원장님께도 색다른 활력을 드렸던 것 같다.
어느덧 유튜브를 오픈한 지 6년 차,
현재 병원의 구독자수는 20만 명을 넘어섰고 944개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그리고 한 영상의 최고 조회수는 910000 회나 된다!
우리 병원 인입 환자의 70-80%가 유튜브를 통해 알고 찾아와 주셨고, 매 달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은 유튜브 수당도 쏠쏠히 들어온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우리 유튜브를 보는 사람을 목격했다며 종종 전해지는 직원들의 애사심 가득한 후기들은 꾸준히 잘 해왔구나.라는 뿌듯한 마음이 들기에 충분했다. 우리 채널이 20만 명이라는 구독자를 품고 나니 가끔씩 내 메일에는 다양한 목적의 유튜브 동반 촬영 제의, 그리고 제품 홍보 요청에 대한 연락이 오기도 했는데 나는 한 번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 우리 원장님이 상업적이지 않아 보여야 하는 것, 초기 생각했던 컨셉인 정보전달이라는 성격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다.
원장님은 매일같이 소소히 오르는 구독자 수를 확인하면서 말씀하셨다.
유대표, 유튜브 라이브방송 할 때가 되지 않았나?